[중동발 금리충격] WGBI 호재 삼킨 공포…국채 금리 상승에 기업·가계 이자부담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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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라는 대형 호재에도 국내 국채 금리가 중동 전쟁 리스크와 물가 상승 압력에 밀려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추종 자금이 국채 시장에 유입되며 하방 압력을 주고 있지만, 전쟁 장기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이를 압도하며 시장의 이자 부담을 키우는 모습이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연 3.492%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는 연 3.820%로 마감했다. 지난해 연말보다 각각 53.9bp, 43.5bp(1bp=0.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지난 1일 WGBI 편입에 하루 만에 20bp 이상 급락하며 진정되는 듯했던 국채 금리는 재차 상승하며 하락분을 되돌리고 있다.
 
중동 전쟁 휴전을 두고 국가 간 기싸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충격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WGBI 편입 이슈는 금리를 누르기엔 역부족이었다. 재정경제부 집계에 따르면 4월 WGBI 편입 이후 약 3주 사이 외국인의 국고채 순매수 규모가 8조5000억원에 달했다. 예년 평균(4조5000억원)을 크게 웃돌았지만 금리는 전쟁 이전 수준(3년물 3.0%대, 10년물 3.5%대)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앞서 WGBI에 편입된 중국 사례를 들어, 지수 편입이 수요를 확대하는 요인은 될 수 있으나 절대적인 금리 하락 요인으로는 작용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경기 상황과 정책 대응이 금리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진단이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 불안감 역시 금리를 자극하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가 연 2.5%인 상황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를 1%포인트 가까이 상회하고 있다. 통상 3년물은 기준금리 전망을 가장 민감하게 반영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은 한국은행이 앞으로 최소 두 차례 이상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다. 여기에 국채 공급 확대라는 수급 부담까지 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다.
 
문제는 국채 금리의 상승이 실물 경제로 전이된다는 점이다. 국채 금리는 시중금리의 기준점이 되는 지표 금리다. 상승 시 회사채 금리와 은행권 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은 악화됐다. AA- 등급 3년물 회사채 금리는 지난해 말 연 3.476%에서 이날 연 4.147%로 올랐다.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은 자금 조달 자체가 어려워지는 '돈맥경화' 현상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가계 역시 이자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은행권 대출 금리가 국채 및 코픽스(COFIX) 금리를 따라 상향 조정되면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금융 비용 부담이 한계치에 다다를 수 있다.
 
그러나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하면서다. 중동발 물가 상방 압력이 큰 상황에서 예상보다 강한 성장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은은 물가 안정에 더 무게를 두고 통화정책을 결정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1분기 GDP 서프라이즈로 최종 금리 수준은 3.00%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오는 5월 'K-점도표' 상향 조정, 7월 인상 소수의견 이후 8월 25bp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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