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주유소] 한달에 18곳 폐업···코로나19·친환경차 도입에 한계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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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1-04-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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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친환경차 도입으로 주유소가 한계에 몰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1년 동안 한 달에 18곳이나 폐업을 하는 등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20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전국 주요소는 1만1331곳으로, 최근 1년 동안 184곳이 줄었다. 1월 말과 비교해서는 한 달 사이에 40곳이 문을 닫았다.

특히 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 등 4대 정유 브랜드 주유소는 9929곳으로, 최근 1년 동안 224개가 줄었다. 한 달에 18개 이상의 브랜드 주유소가 문을 닫은 셈이다.

그나마 폐업을 한 주유소는 낫다는 지적도 나온다. 폐업을 못해 휴업하는 주유소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동안 휴업한 주유소는 517곳으로 폐업을 선택한 주유소보다 3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폐업을 하기 위해서는 주유소 한 곳당 1억~2억원가량의 비용이 소요되는 탓이다. 이는 기름 탱크 설비를 갖췄던 주유소가 폐업 시 토양 오염을 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시설 철거비 등을 감안하면 1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폐업을 하지 못하고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인 주유소가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방 도로변 곳곳에서 영업은 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돼 있는 '흉물' 주유소가 최근 늘어나는 이유다.

최근 1년 동안 폐·휴업 주유소가 문을 닫는 것은 우선 코로나19의 영향을 꼽을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외출이 줄어들면서 자연히 차량 운행이 줄어든 탓이다. 주유소 업계에서는 지난해 수송용 석유 소비가 2019년 대비 9.6% 줄어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차 도입도 주유소 경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정부는 전기차·수소차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때문에 주유소 업계에서는 정부가 앞장서 주유소 경영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만큼 주유소에 대한 구제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같은 건의를 받아들여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주유소 실태 조사 및 사업다각화·혁신 지원방안' 연구용역을 추진했다. 이는 국내 주유소 현황과 국내외 주유소 사업다각화 등을 조사·분석해 주유소업계 활성화를 위한 지원 정책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산업부는 연구 용역을 통해 주유소 휴·폐업 현황과 관련 비용 산정, 규제 및 지원제도 등을 분석할 예정이다.

주유소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연구용역을 통해 지원방안을 마련해주길 기대한다"며 "주유소가 변신에 성공한다면 정부의 친환경차 확산 기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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