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쏠림에 사라진 비아파트…"빌라 공급 사실상 멈췄다"

  • 인허가 비중 8.7% 그쳐…전세사기·수익성 악화에 공급·수요 동반 위축

사진챗지피티 생성
[사진=챗지피티 생성]
아파트 중심 공급 정책과 시장 구조가 맞물리며 비아파트 주택이 공급·수요 양측에서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37.9만 호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비아파트는 8.7%(3만3061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비아파트 비중이 15.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지만, 총 6442호 중 다세대가 5,108호(79%)를 차지했다.

이처럼 비아파트 공급이 줄어든 배경에는 아파트 중심 정책과 시장 선호가 자리 잡고 있다. 공급 효율성과 인프라 구축, 환금성 측면에서 민간과 정부 모두 아파트를 선호하는 구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단독·다가구·연립주택 등 비아파트는 사실상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실제 공급 지표 전반도 하락세다. 전체 주택 인허가 물량은 2016년 74만 가구에서 최근 41만 가구 수준으로 급감했으며, 서울 역시 인허가 물량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인허가는 통상 3~5년 뒤 입주 물량으로 이어지는 만큼 중장기 공급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허가뿐 아니라 착공과 분양 물량도 함께 줄면서 주택 공급 전 단계가 동시에 위축되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도 비아파트 사업은 수익성이 낮다. 공사비 급등으로 사업 부담이 커진 데다, 소규모 사업 특성상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자금 조달 환경 악화와 취득세·종합부동산세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다주택 대신 아파트 한 채로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도 뚜렷하다.

수요 감소는 곧바로 시장 구조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전세 기피 현상이 확산되면서 월세 선호가 높아졌고, 이에 따라 비아파트 월세 가격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아파트 전세시장 위축과 맞물리며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이 같은 변화는 비아파트가 수행해온 '주거 사다리' 기능도 약화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비아파트 전세를 통해 목돈을 마련한 뒤 아파트로 이동하는 경로가 일반적이었지만, 월세 중심 구조가 강화되면서 자산 축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거 취약계층의 부담이 한층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현재 제도에서는 주차장, 일조권 등 규제로 인해 지을 수 있는 곳에는 이미 다 지은 상태”라며 “수요 감소로 가격은 떨어지는데 규제는 그대로고 공사비는 올라 사업성이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변 교수는 “건축비 상승까지 겹치며 공급과 수요가 모두 맞지 않는 구조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비아파트를 아파트로 전환하는 방식의 정책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기존 원주민의 거주 대안도 부족해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변 교수는 중층 고밀형 주거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저층 주거지와 고층 아파트로 양분된 구조에서 중층 고밀형 단지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건축·도시계획·주차장 규제 완화와 인센티브를 통해 사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약 250% 수준의 정비사업 용적률을 400% 수준까지 높이고 동의율 완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건축비 상승과 자금조달 어려움, 그리고 깡통전세 여파"라며 비아파트 공급 위축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비아파트 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정책을 설계할 때 아파트와 비아파트를 분리해 접근해야 한다"면서 "비아파트 시장이 살아야 전체 주거 안정이 가능하다. 세제 측면에서 비아파트에 대한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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