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를 찾아서] LS그룹② ‘사촌 경영’ 모범 보인 LS그룹, 신사업 발굴·지속성장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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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1-04-12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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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업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의 차이는 그 기업에 소속돼 있는 사람들의 재능과 열정을 얼마나 잘 끌어내느냐 하는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토마스 제이 왓슨 전 IBM 회장이 남긴 말이다. 기업 구성원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은 최고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의 역할이다. 이는 곧, 기업(Company)은 리더(Chief)의 역량에 따라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기업에서 리더의 역할은 중요하다. 아주경제는 기업(Company)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다양한 C(Chief : CEO or CFO or CTO)에 대해 조명해보려 한다. <편집자 주>

LS그룹은 재계에서 유명한 ‘사촌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재벌가에서 흔히 벌어지는 소위 ‘승계 다툼’ 없이 안정된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암묵적인 룰을 구축, 그룹 회장직을 사촌들이 돌아가면서 맡고 있다.

◆창업주 삼형제 아들들, 지분 나누고 회장직도 돌아가며 ‘사촌 경영’

LS그룹의 태생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LS그룹의 근원은 LG그룹이다.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넷째·다섯째 동생인 구태회·구평회·구두회 LS그룹 명예회장 삼형제가 지난 2003년 LG전선부문을 계열 분리해 창립한 것이 토대가 됐다.

회자 돌림의 ‘태·평·두’ 삼형제는 LS그룹 출범 직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각자의 아들들에게 경영을 맡겼고, 사촌 간인 ‘홍·열·은’ 아들들은 그룹을 공동운영하는 ‘사촌 경영’ 방식을 구축했다. 이에 따라 LS그룹 계열사 지분을 3명의 집안에서 일정 비율로 각각 보유했고, 사촌 간에 암묵적인 기간과 순번을 정해 회장을 맡는 승계 방식을 만들었다.
 

LS그룹 가계도[표=LS 제공]


이에 따라 초대 그룹 회장은 故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이 맡았다. 구자홍 회장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LS 회장직을 맡다가, 2013년 故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자신의 사촌 동생인 구자열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줬다.

사촌 경영이 ‘약 10년 주기’로 이어진 것을 고려하면, 다음 차례는 故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장남이면서 또 다른 사촌 형제인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겸 ㈜LS 미래혁신단장이 유력하다. 구자은 회장이 ㈜LS 회장직에 오르면 오너 2세 마지막 주자가 될 전망이다.

재계에선 구자열 회장도 올해가 9년 차여서, 사촌 동생인 구자은 회장에게 이르면 올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 경영권을 넘길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구자열 회장의 동생인 구자균 LS산전 회장은 최근 아주경제 기자와 만나 LS그룹 회장 교체 시기에 대해 “올해는 아니고 아마 내년이 될 것”이라며 구자은 회장 체제 출범은 2022년이 될 것을 시사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가운데)과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왼쪽)이 2018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 현장에서 기아차의 스마트 터치 에어벤트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LS 제공]


◆안정적인 사촌 경영...신사업·지속성장 과제

이처럼 안정적인 사촌 경영 체제를 갖추고 있어 내부 경영권 다툼은 없지만, LS그룹은 신사업 발굴과 지속성장을 위한 비전 수립에 고심이 깊다.

2003년 11월 출범한 LS그룹은 지주회사 ㈜LS의 자회사로 LS전선, LS일렉트릭, LS니꼬동제련 등을 두고 전선, 전력기기, 동(구리) 제련 등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사업 자체가 SOC 기반 사업이라 경기 영향을 많이 타지만, 꾸준한 수요가 있고 사업 불확실성이 작은 것이 장점이다.

이를 강점으로 LS의 연결 기준 2020년 매출액은 10조4443억원, 영업이익은 4148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7.9% 늘어난 수준이다. 계열사 중 캐시카우 역할은 LS전선이 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케이블의 꽃’으로 불리는 해저케이블 수익성이 높아 실적 견인을 제대로 했다. LS전선은 지난해부터 대만, 미국, 네덜란드 등에서 총 7000억원 규모의 해상풍력용 해저케이블을 수주했고 지난 6월부터 대만 해상풍력단지용 출하에 나섰다.

기존 사업이 에너지 사업에 치우쳐 있다 보니, LS그룹의 신사업도 신재생에너지로 향해 있다.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이다.

LS전선은 풍력, 태양광 등에 필요한 육상·해저 케이블을 공급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태양광 발전소 설계, 시공, 유지보수 등과 에너지 저장 장치(ESS) 납품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구자열 회장도 올해 신년사를 통해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시스템, 스마트 그리드, 전기차 부품과 같은 신사업 분야의 성과를 조기 창출해 공공의 이익에 기여하고 기업과 사회가 함께 지속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자은 LS 미래혁신단장이 온라인으로 진행한 ‘2020 LS 애자일 데모 데이’ 행사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LS 제공]



◆구자은 회장, ‘DT 리더’ 역할...애자일 정신 강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를 통한 지속성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2015년부터 구자열 회장 주도로 2015년부터 ‘R&D Speed-up’과 ‘디지털 전환’을 그룹의 연구개발 및 미래 준비 전략으로 강조하며 전통적인 제조업 분야에 AI(인공지능), 빅데이터, 스마트에너지 기술을 접목해 디지털 기업으로의 변신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차기 회장으로 지목되는 구자은 회장이 미래혁신단장을 맡아 사실상 그룹의 ‘DT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LS그룹의 미래먹거리 발굴과 디지털 전환 업무 등을 도맡은 셈이다.

구자은 회장은 지난해 말 유튜브 영상을 통해 구성원들에게 ‘Agile(애자일이 되자)’ 정신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애자일은 날렵하고 민첩하다는 뜻으로, ‘애자일 경영’은 각 조직간 경계를 허물어 업무 능률과 의사소통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을 뜻한다.

그는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는 데 애자일 트랜스포메이션(Agile Transformation)이 아주 유효한 방법”이라며 “변화는 시도하지 않고는 이룰 수 없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함께 변화를 만들어 가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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