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정의 여행 in] 충주호 월악산 자락에는 악어 가족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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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문화팀 팀장
입력 2021-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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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종이 꿈속에서 반했다는 수주팔봉...한 폭의 수묵화같은 웅장함

  • '몸심맘쉼' 온·오프라인 웰니스 프로그램으로 코로나 우울 날려

수주팔봉에 놓인 출렁다리. [사진=기수정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고통을 받은 지도 벌써 1년이 넘었다. 지긋지긋한 바이러스 확산세에 몸도, 마음도 피폐해졌다. 코로나 블루를 넘어 '코로나 레드'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는 방법으로는 '여행'이 제격인데, 이마저도 제대로 할 수 없는 현실이 갑갑하기만 하다. 어쩔 수 없었다. 길어지는 집콕에 극대화되는 우울감을 떨칠 방법, 가장 좋은 치유제 '여행'을 떠나는 수밖에.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3밀(密, 밀폐·밀접·밀집)을 피해 떠났다. 멀리 가진 못했다. 목적지는 충북 충주. 예년 같았으면 버스를 타고 차창 밖에 펼쳐지는 풍경을 눈에 담으며 떠났을 테지만, 올해는 차에 기름을 가득 넣었고, 몸소 운전해 나름 '안전여행'을 다녀왔다. 내륙의 바다라 불리는 광활한 호수를 비롯해 수려한 경관을 마주하니 1년간 묵혔던 체증이 쑥 내려가는 듯 속이 뻥 뚫렸다.
 

악어봉에서 내려다본 악어섬의 모습.  [사진=기수정 기자]

◆악어 떼가 나온다 악어 떼! 악어섬

"악어 떼를 지나서 가자, 엉금엉금 기어서 가자." 동요 한 구절이 떠오르는 그곳, 충주 악어섬으로 향했다. 충주호를 끼고 이어지는 드라이브 코스를 따라 신나게 달렸다. 

충주호를 내려다보면 호수와 맞닿은 월악산 자락의 모습이 마치 악어 떼가 물속으로 기어 들어가는 형상이라고 해 '악어 섬'으로 부른다. 이 악어 섬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월악산국립공원 내 악어봉 일대다.

악어봉은 충주호의 자연비경과 식생, 생태 등을 근접 거리에서 관찰하고 조망할 수 있어 최근 충주 명소로 떠올랐다. 악어섬을 보기 위해 오르는 악어봉. ​이곳은 작은 악어봉(448m)과 큰 악어봉(559m)으로 나뉜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충주호 경관이 가히 장관이라고.

훌륭한 경관을 얻기 위한 여정은 퍽 힘들었다. 평소에 산행을 좋아하지 않는 이는 분명 불만에 가득 찰 만한 길이었다. 30~40분가량 경사가 심하고 정비가 잘 안 된 이 험한 길을 오르니 비로소 악어 가족(악어섬)이 내려다보였다.

실제로는 육지 속 호수라 섬은 아니지만 악어 떼 형상의 뭍을 보니 악어섬이라 부르는 이유도 이해가 됐다.

정상에 올라서서 악어 떼를 보니 가파른 산행이 가져다준 피로가 순식간에 씻기는 듯 상쾌했다. 늪에서 한발 두발 충주호로 빠져들어가는 듯한 악어 떼 모습, 위대한 자연이 선사한 아름다움에 매료돼 그저 감탄사만 나올 뿐이었다. 

충주시는 올 연말까지 악어봉 구간에 탐방로를 개설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월악산국립공원 측이 야생생물 보호구역을 일부 변경하면서 가능해졌단다. 탐방로에는 로프와 데크 등 안전시설을 설치하고 꼭대기에는 악어섬 전망대를 조성한다. 코로나19가 종식되고 탐방로가 조성되면 편하게 악어봉에 올라 악어가족을 구경할 수 있을 듯하다. 
 

눈 쌓인 수주팔봉 전경이 마치 한 폭의 수묵화 같다. [사진=기수정 기자]

◆달천강이 그림을 빚었다··· 수주팔봉

악어 떼를 만난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해 수주팔봉으로 향했다. 수주팔봉은 달천강이 빚은 경관 중 으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경치가 수려한 곳으로 유명하다. 

넓지 않은 달천강, 그 물빛은 한없이 푸르렀다. 옛날 수달이 많이 살았다고 해 '달강'이라고도 하고, 물맛이 달다고 해 '달래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조선 성종 때 학자 허백당 성현은 '용재총화'에서 '우리나라 물맛은 충주 달천수가 으뜸'이라고 칭찬했을 정도라 한다. 

이곳에는 조선 철종의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최근 드라마 '철인왕후'를 재미있게 본 터라 철종의 꿈 이야기에 더욱 관심이 생겼다. 꾼 꿈의 내용은 대략 이러하다. 철종이 강가에 앉아 발을 물에 담그고 있는데, 수려한 산봉우리 여덟 개가 물속에 비치고 기암절벽 밑에는 수달이 왔다갔다 하는 광경이 생생했다는 것.

꿈에서 깬 철종은 영의정에게 그와 같은 장소가 있는지 알아보도록 명했고, 이조판서는 충주 수주팔봉이라는 곳이 있다고 전했다. 곧바로 충주 목사를 시켜 그린 수주팔봉 그림을 본 철종은 그곳으로 향했다. 유주막 나루터에서 배를 타고 팔봉으로 들어가는 순간 신비로운 경치에 감탄을 금치 못했고, 꿈에 본 곳과 똑같은 위치를 찾아 발을 담그고 한참 동안 사색을 즐겼다는 이야기다. 

철종의 마음도 사로잡은 수주팔봉은 문주리 팔봉마을에서 달천 건너 동쪽의 산을 바라볼 때 정상에서 강기슭까지 달천 위에 여덟 개의 봉우리가 떠오른 것 같다고 해 이름이 붙여졌다. 암릉이 상당히 날카롭고 그 위세는 무척 옹골찼다. 수주팔봉을 마주한 것도, 오랫동안 바라본 것도 꽤 오랜만이었다. 

달천이 한 굽이 휘어져 돌면서 빚어낸 자연 그대로의 예술작품 '수주팔봉'을 바라보니 한 폭의 수묵화를 보듯 평온하면서도 웅장한 힘이 느껴졌다. 물길이 휘어지면서 빚어낸 아담한 백사장도 여행길에 쉬어가기 안성맞춤일 듯했다. 그래서일까. 이곳은 '차박' 명소로 유명해졌고, 코로나 확산 이전까지 많은 이가 이곳에서 차박을 즐겼다고 한다.

수주팔봉의 8개 봉우리가 달천으로 치닫는 중간부분은 뚝 잘려 나갔다. 일제강점기 때 농지를 개간하기 위해 허리를 끊었기 때문이라고. 무척 안타까운 사연이지만, 지금은 끊어진 봉우리 사이로 폭포수가 흘러 나름의 운치를 더해주고 있었다. 
 

깊은 산 속 옹달샘에서 운영하는 싱잉볼 명상체험.  [사진=기수정 기자]

◆'몸쉼맘쉼' 웰니스 프로그램으로 코로나 우울 '싹'~

충주에는 수려한 자연경관 외에도 코로나 우울을 떨치기 좋은 '웰니스 프로그램'이 있다. 충북 웰니스관광 클러스터가 주도한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목적을 가진 여행자를 위해 '랜선 몸쉼맘쉼 웰니스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코로나19로 평범한 일상이 그리워지는 요즘, 충북 웰니스관광 클러스터와 충북 충주 깊은 산 속 옹달샘은 웰니스 온라인 프로그램 '랜선 몸쉼맘쉼 웰니스 여행'을 개발했다. 내가 있는 곳 어디나 '웰니스관광지'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 세계, 언제 어디서나 건강한 변화가 시작된다'는 목적을 가진 몸쉼맘쉼 웰니스 여행을 통해 △힐링명상, 숲치유 △뷰티스파 웰니스 프로그램 △충북의 대표 웰니스 관광지 깊은 산 속 옹달샘의 자연의 소리와 풍경 △충주의 주요 웰니스 여행지들을 온라인상에서 두루 경험할 수 있다. 휴대폰만 있으면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개인의 환경에 맞춰 이용하고 참여할 수 있다.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간단한 목표를 여러 사람이 함께 도전해 서로를 응원하는 무료 챌린지 프로그램과, 전문적으로 특화된 웰니스 프로그램을 유튜브 라이브와 줌(Zoom) 라이브 등을 통해 오프라인을 대체하는 소통 창구로 활용하는 실시간 프로그램과 이벤트도 진행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하면 온라인으로 체험한 웰니스 프로그램을 오프라인으로도 체험할 수 있다.

랜선 몸쉼맘쉼 웰니스 여행 온라인 프로그램은 네이버 카페 '온샘'에서 정규과정으로 만나볼 수 있다. 온라인 옹달샘을 줄여 '온샘'으로 이름 붙여진 이번 온라인 프로그램은 한시적으로 네이버 카페로 운영되며, 추후 온샘 앱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한편 깊은 산 속 옹달샘은 고도원의 아침편지 문화재단에서 설립한 아침편지 명상치유센터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웰니스 관광 25선' 중 한 곳이다. 
 

악어봉에서 내려다본 악어섬 전경. [사진=기수정 기자 ]

수주팔봉 전경 [사진=기수정 기자]

깊은 산 속 옹달샘에서 진행하는 선무도. [사진=기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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