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 막는게 최우선"… 전국 곳곳서 눈물겨운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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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최주호 (부산)박동욱 (무안)박승호 (대구)박신혜 기자
입력 2020-03-08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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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진·공무원·자영업자 모두가 한마음

  • 각계각층 아픔 공감 온정 손길 줄이어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7일 경북 안동 경북도청에서 열린 도 공무원 노제에서 유족을 껴안고 흐느끼고 있다. [사진=경북도 제공]

 

대구가톨릭병원 의료진이 상담 전화 등으로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대구가톨릭대학병원 제공]

# "나는 쉬지 못해도, 나는 못 먹어도, 나는 못 자도 주민이, 국민이 안전한 삶을 위해 희생하고 계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한 네티즌 응원의 글)

# "고민하다가 홀 영업을 접었습니다. 코로나 확산을 막는 것이 최우선 아닌겨." (대구의 한 자영업자)

# "동료가 목숨을 잃었다. 가슴이 미어진다. 지역 주민 생명을 지키는 게 1순위고 국민 생명을 지키려고 이 자리에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8일 기준으로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본격 확산한 지 20여일이 됐다. 얼어붙은 도시가 됐지만, 의료진과 공무원, 자영업자는 코로나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혼연일체의 모습을 보이며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전국 각계각층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온정의 손길도 줄을 잇고 있다.

대구동산병원 간호사 대부분은 하루 8시간씩 주 6일제로 일한다. 상황실의 감염병 담당 간호사는 하루 15시간씩 휴무 없이 강행군이다. 그런데도 간호인력은 부족하다. 코로나 경증 환자를 모아놓은 생활치료센터가 최근 문을 열면서 중증 환자들이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대구 영남대병원은 레벨D 방호복 수급 문제가 심각하다. 현장 의료진이 수일간 쓰는 예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 전국 각 지역에서 대구로 향하는 의료봉사자들은 큰 힘이다.

대구 번화가의 상징 '대백(대구백화점)' 앞 광장과 도로는 텅 비다시피 하다. 전국적으로 소문난 먹자골목, 새벽까지 불야성을 이루는 곳이지만 매장에 손님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매장을 열고도 손님 받기를 거부하는 가게도 있다. 손해를 감수하고, 감염 위험이 크다는 이유에서 동참한 것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시민 여러분의 인내와 절제 덕분에 그동안 급증하기만 했던 확진자 증가세가 조금씩 꺾이고 있다"며 "시민 한분 한분이 코로나19와의 전쟁의 최전선에 있는 전사임을 잊지 말자"고 했다.

지난 6일 코로나19 비상근무 중 쓰러져 경북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경북 성주군 안전건설과 하천재난담당 공무원 A씨(47)가 숨을 거둬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7일에는 지난 1월 30일 저녁 식사를 마치고 근무하기 위해 도청으로 복귀하던 중 도청 서문 앞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뒤 치료받다가 숨진 경북도 공무원 B씨(28)의 노제가 도청에서 열렸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유족을 껴안고 한동안 흐느꼈다.​ 이 지사는 "누가 하라고 한 것도 아니고 도지사나 시장, 군수 다 자기가 하겠다고 해서 나왔으니 다른 사람 생명과 재산을 잘 지키도록 해 달라. 사회복지시설 철저히 막아야 한다"고 말한 뒤 울먹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지역 공공병원으로 코로나19 치료의 최일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부산의료원에는 시민의 응원이 이어졌다. 의료진은 물론 병원직원, 전투복을 방불케 하는 복장을 하고 의료폐기물 뒤처리를 담당하는 사람들에게도 전해달라는 도시락, 과일, 빵과 음료수, 손편지들이 속속 도착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시민이 첫 전화를 걸어와 "선물 보내도 되느냐"고 물은 뒤 배달업체를 통해 감귤과 떡, 두유 등을 보내기도 했다.

의료원 1층에 30대로 보이는 남녀가 찾아와 "고생하는 의료진이 먹고 힘냈으면 좋겠다"며 이름을 밝히지 않고 선물꾸러미만 남기고 사라지는 풍경도 있었다. "다시 일상을 살아가는 행복을 느끼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힘내세요"라는 손편지도 함께.

부산의료원 감염관리과 간호사는 "의료종사인으로 당연히 하는 일"이라며 "시민의 응원에 힘이 난다"고 흐뭇해했다.

이 외에도 코로나19로 힘든 대구, 부산, 경북 등에 수많은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는 코리아를 이길 수 없습니다.", "고생하는 의료진에게 작은 보탬이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디 건강 잃지 마시고 대구를, 대한민국을 구해주세요". "힘내라 대구, 힘내라 대한민국" 등 따뜻한 마음이 모이고 있다.

광주광역시 공무원은 일요일인 8일, 아침 일찍 현장에 나가 집단예배를 자제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용섭 시장을 비롯해 시청과 5개 자치구 공무원들이 이날 시내 1500여개 교회에 나가 교인들을 직접 만났다. 광주에는 △동구 72곳 △서구 177곳 △남구 164곳 △북구 601곳 △광산구 423곳 등 1437곳의 교회가 있다.

이 시장은 “지금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집단감염"이라며 "앞으로 1~2주가 최대 고비인 만큼 코로나19 집단감염 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천안발 줌바댄스로 급속도로 확산한 충청권도 방역에 적극적이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지난달 3일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운영 중이다. 기타지원반 보건소, 119종합상황실 등을 가동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주말 상황을 지켜보면서 도내 종교집회 금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겠다"며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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