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만 남긴 마스터플랜…한치 앞 알수 없는 여의도부동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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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8-09-0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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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류에 기대 여전…"부르는 게 값"

  • '속타는' 재건축 단지, 시범·공작아파트 도계위 또 도전

  • 서울시 "모든 게 불쏘시개 될 수 있어서…"

 

주말 방문한 여의도는 마스터플랜이 보류돼,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안갯속에 빠져 있었다. 애타는 재건축 단지들은 서울시의 입만 바라보고 있었다. 사진은 여의도 일대 모습. [사진=윤주혜 기자 ]



"여의도는 혼돈 그 자체다. 불확실성이 가득하니 파는 사람은 파는 사람대로, 사는 사람은 사는 사람대로 불안하다. 집값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파트 48평이 50억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니 파는 사람은 너무 싸게 파는 거 아닌가, 사는 사람은 거품 낀 거 아닌가 고민한다. 말 한 마디가 이렇게 무섭다."

“최근 광장아파트서 낙석피해가 발생했다. 자동차 위에 떨어져 선루프가 파손되는 정도에 그쳤지만 사람한테 떨어졌어봐라.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여의도 일대 아파트들은 노후화돼, 재건축이 급한데 발목이 잡혀 답답하다.”

지난 주말 방문한 여의도는 카오스(Chaos) 그 자체였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호언장담했던 마스터플랜이 보류된 뒤,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짙은 안갯속에 빠져 있었다. 박 시장은 마스터플랜을 '보류'한다고 말했다. 시장에는 보류된 마스터플랜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했고, 집값은 마플 발표 직후 치솟은 가격 그대로였다. 

여의도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지난해 중순 7억이었던 시범아파트 24평이 지금은 15억 원을 호가한다. 박 시장이 ‘마스터플랜’을 입 밖으로 꺼낸 그날, 대교아파트 37평은 14억에서 18억으로 뛰었다. 지금은 18억5000만원을 부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마스터플랜 발표 후 가격 질서가 붕괴됐다. 집주인이 부르는 게 값이다. 가격이 꺼질 기미가 없다.”고 상황을 전했다.

문제는 마스터플랜이 언제 공개될지, 또 재건축 단지에 대한 심의를 개별적으로 진행할지 여부 등에 대해 서울시도 모르는 이상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점이다. 재건축 절차를 밟고 있던 시범아파트 등 주요 단지들은 목을 빼고 서울시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공작아파트와 시범아파트의 정비계획안과 개발기본계획을 보류했었다. 이유는 마스터플랜과 정합성을 맞추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마스터플랜이 보류된 현재, 모든 게 불확실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건축 단지를 개별 심의할지, 마스터플랜과 정합성을 맞출지에 대한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현 상황에서는 모든 게 불쏘시개가 될 수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재건축 단지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4월 반포·서초·여의도 아파트지구 통합적 도시관리와 관련해, ‘지구단위계획 수립 중에도 기추진 정비사업 계속 진행 가능, 주민의견 다양하게 수렴’이라는 입장을 공식화했었다. 이를 금쪽같이 믿고 사업을 추진하던 단지들은 어안이 벙벙하다.

현재 시범아파트는 9월 19일 도계위를, 공작아파트는 10월 도계위에 올라가는 것을 목표로 준비를 하고 있으나 긴장감이 역력하다. 이제형 여의도 시범아파트 정비사업위원장은 “마플 발표 뒤, 서울시와 3개월 가까이 협의하며 협력했으나 결국 정치적 문제로 큰 타격을 입었다”며 “명분이나 사유 없이 마플이 보류됐는데도 불구하고, 또 다시 법대로 진행하는 재건축을 보류시키면 안전사고 위협과 열악한 주거환경에 늘 불안해 하는 주민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불안한 건 광장아파트도 마찬가지다. 광장아파트는 최근 시행자 지정 신청 서류를 서울시에 접수했다. 시행자 지정이 되면 장기보유 요건(10년 보유, 5년 거주)을 충족한 조합원 매물에 한해서만 거래가 가능해진다.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아,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전문위원은 “불확실성이 몹시 강하다. 관망세가 짙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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