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지 "美 의존 심화…韓 반도체 산업 공동화 우려"

  • 삼성전자 美법인 본사 이전…대미 산업협력 견제

  • 조선·첨단기술 분야서도 "中 협력·시장 활용해야"

글로벌타임스 7월22일자 논평
글로벌타임스 7월22일자 논평

중국 관영 매체가 최근 삼성전자의 미국 법인 본사 이전에 따른 사업 재편을 조명하며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국 의존 심화를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이 자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압박하는 가운데 한국 기업의 생산 시설과 핵심 인재가 미국으로 이동할 경우 국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GT)는 22일자 사평에서 "미국의 산업 계획 정책이 삼성전자뿐 아니라 한국 반도체 산업 전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렇게 전했다.

앞서 로이터는 삼성전자 아메리카(SEA)가 본사를 뉴저지주에서 텍사스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739개 직무가 영향을 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SEA는 소비자 가전 사업을 담당하며 반도체 사업은 포함하지 않는다. 로이터는 "삼성전자의 인력 감축이 본사 이전뿐 아니라 소비자 가전 시장의 경쟁 심화와 반도체 비용 상승 등 산업 전반의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미국이 공급망 안보를 내세워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도 분석했다.

이에 대해 사평은 "최근 미국이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넘어 한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며 한국 반도체 기업을 미국 중심의 공급망에 더 깊숙이 편입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평은 한국 기업의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이 시장 점유율 확대와 미국 시장에 대한 안정적인 진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미국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단순히 따르는 것은 한국을 취약한 위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한국 반도체 산업이 미국의 전략적 우선순위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수록 미국의 이익에 종속될 위험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만큼 한국의 산업적 이익이 소외되거나 희생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 제조업 기반의 공동화 가능성도 언급했다. 사평은 "미국의 생산 현지화 요구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이 생산능력과 핵심 엔지니어링 인력을 미국으로 이전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첨단 생산시설과 핵심 인재, 주요 사업 의사결정 권한까지 미국으로 이동할 경우 국내 반도체 연구개발(R&D) 기반과 산업 고용 생태계, 공급망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평은 한국 정부가 최근 기업 투자 800조원을 바탕으로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국내 반도체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어 "국내 산업 기반을 발전시키겠다는 한국 정부의 의지가 외부 압력으로 산업이 해외로 이전되는 현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며 "복잡한 대외 압력 속에서 국내 산업 기반을 공고히 하고 독자적인 발전 궤도를 유지하는 것이 향후 10년간 한국 반도체 산업이 풀어야 할 장기적인 과제"임을 강조했다.

최근 중국 관영 매체들은 한국의 대미 산업 협력 확대를 잇달아 견제하고 나서는 모습이다. 한국과 미국의 협력 강화로 중국 기업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중국 측의 경계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10일에도 글로벌타임스는 사평을 통해 한국 조선업이 미국과의 협력 심화로 실질적인 산업적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중국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2일 한국 기업들이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중국 시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중국 민간 과기 싱크탱크인 과기전략풍운학회의 천징 연구원은 기고문에서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기술력과 비용 경쟁력, 제품 개발 속도를 검증하는 테스트베드로 적극 활용하고 중국 기업을 벤치마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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