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매체가 한국 조선업이 미국과의 협력에 의존해서는 '제2의 도약'을 이루기 어렵다며 최근 한미 조선 협력 강화 움직임에 견제구를 던졌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10일자 논평에서 "한국에서는 미국과의 조선업 협력이 '보기 드문 전략적 이점'을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면서도 "지정학적 지원과 정치적 협력을 통해 산업 경쟁력의 근본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논평은 "한미 조선 협력은 본질적으로 미국 조선산업 부흥이라는 미국의 전략적 목표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군함과 특수선 분야에서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지만 조선소 건조 능력 포화, 심각한 인력난, 생산비 상승, 생산능력 확대의 제약 등 한국 조선업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논평은 실제로 미국과 한국의 조선 협력 강화에도 중국의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글로벌타임스가 인용한 클락슨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은 총 310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규모의 선박 1131척을 수주해 세계 시장 점유율 약 72%를 차지했다. 반면 한국은 약 800만CGT를 수주하며 점유율이 약 20%에 그쳤다.
또 미국 해양산업 전문지 '더 마리타임 이그제큐티브'를 인용해 중국과 한국의 시장 점유율 격차가 올해 연간 기준 53%포인트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도 전했다.
논평은 오히려 한국이 조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합리적인 경쟁과 협력 기회를 적극 모색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논평은 "중국은 완성도 높은 공급망과 대규모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상선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초대형 LNG 운반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에서 기술력과 브랜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양국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친환경 선박 전환과 스마트 조선 기술은 어느 한 나라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라며 저탄소 연료와 디지털 조선 분야에서 한중간 협력 가능성도 제시했다.
논평은 "한국이 과거 일본을 제치고 세계적인 조선 강국으로 성장한 것은 자체적인 시장 개척과 기술 혁신 덕분이었다"며 "오늘날 '제2의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정학적 변수에 기대기보다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와 생산 효율성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매체는 그동안에도 한국 조선업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협력도 필요하다는 주장을 수 차례 내놓은 바 있다. 특히 이번 논평은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미국 군함 건조 협력 등을 논의한 이후 나온 것이어서, 한미 조선 협력 강화 움직임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가운데 1500억 달러를 트럼프 행정부의 '마스가(MASGA 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 프로젝트에 투입하기로 하며 한미간 조선협력 논의를 본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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