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채비' 고두심이기에 가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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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7-11-0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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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채비' 스틸컷]

애순(고두심 분)은 언제나 아들 인규(고두심 분) 걱정뿐이다. 발달장애를 가진 인규는 먹는 것부터 입는 것까지 모두 애순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 일곱 살 같은 서른 살 아들 인규를 돌보느라 하루 24시간도 모자란 애순은 어느 날 덜컥 뇌종양을 판명 받게 된다. 아들과 함께 할 시간이 많지 않다는 걸 알게 된 애순은 자신이 떠난 뒤 홀로 남겨질 인규를 걱정하며 특별한 체크리스트를 작성한다. 애순은 소원했던 첫째 딸 문경(유선 분)과 동네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하나씩 빈칸을 채워나가고, 주변 사람들 역시 인규의 홀로서기를 위해 나선다.

영화 ‘채비’(제작 ㈜26컴퍼니·배급 오퍼스픽쳐스)는 단편영화 ‘사냥’, ‘마녀 김광자’ 등을 연출한 조영준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조 감독은 우연히 본 80대 노모와 지적장애를 가진 50대 아들의 이야기를 보고 ‘채비’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시작점이 다큐멘터리인 만큼 영화는 사실에 가까운 인물들을 묘사, 담백하게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누구나 맞는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을 담담하게 그리고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인물에 초점을 맞추며 관객들에게 뭉근한 감동을 선물한다.

영화는 익숙한 이야기 전개 방식과 친숙한 배우들을 대거 기용, 관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한다. 이는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우리와 가까운 곳에 있을 법한 인물들을 현실적이고 사실적으로 그려내지만 아쉽게도 색다른 재미를 주진 못한다.

또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인규의 홀로서기나 딸 문경과의 화해 과정, 인물들의 갈등 구조 등은 다소 빈약하고 성기게 그려져 아쉬움을 산다. 자극적인 맛이 없는 착한영화를 지향한다지만 주먹구구식 갈등과 화해는 관객들을 설득시킬 수 없다.

그럼에도 영화 ‘채비’에는 강력한 한 방이 있다. 바로 45년 경력의 배우 고두심이다. 그는 마법 같은 연기력으로 애순을 모두의 엄마로 그려내는 것에 성공했다. 보다 친숙한 인물로 완성된 애순은 관객들의 깊은 공감과 감정을 끌어내기에 충분하다.

그간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넘나들었던 김성균은 사고뭉치 아들 인규를 매끄럽게 표현해 눈길을 끈다. 다만 역할의 한계로 이따금 특정 작품과 캐릭터가 연상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오늘(9일) 개봉이며 러닝타임은 114분, 관람 등급은 12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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