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세계관 확장한 '킹스맨: 골든 서클', 건설과 붕괴의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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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7-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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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스맨2' 스틸컷 중 태런 에저튼, 콜린 퍼스, 페드로 파스칼[사진=영화 '킹스맨: 골든 서클' 스틸컷]

비밀리에 세계 평화를 지켜온 킹스맨. 하지만 국제적 범죄 조직 골든 서클에 의해 이들의 정체가 발각되고 본부 또한 무참히 파괴된다. 무참히 동료들을 잃은 에그시(태런 에저튼 분)와 멀린(마크 스트롱 분)은 킹스맨 ‘최후의 날’ 룰에 따라 비밀 금고를 열고 그 안에서 형제 조직 스테이츠맨의 힌트를 얻는다.

무작정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두 사람은 위스키 증류 공장 안에 설치된 스테이츠맨 본부에 도착, 위험에 처한 세계를 구하려 노력하지만 닮은 듯 다른 두 조직의 간격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 이 과정에서 에그시와 멀린은 죽은 줄로만 알았던 해리와 재회하지만 그는 총상 때문에 킹스맨에 대한 기억을 완전히 잃은 상태. 위기의 킹스맨은 스테이츠맨의 도움을 받아 골든 서클을 막으려 분투한다.

영화 ‘킹스맨: 골든 서클’는 2015년, 전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新스파이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의 속편이다. 전작을 통해 재기발랄한 상상력과 새로운 액션 감각을 선보인 매튜 본 감독은 미국의 비밀 조직 스테이츠맨을 등장시켜 한층 더 넓어진 세계관을 선보였다.

스테이츠맨의 등장으로 영화 ‘킹스맨’은 종전과는 다른 재미를 확보한다. 맞춤 슈트와 카우보이모자, 까만 뿔테안경과 보잉 선글라스, 우산과 올가미 등 대조적인 상징물들로 정서 간의 충돌이나 일련의 사건들을 풀어 신선한 재미와 볼거리를 선물한다. 또한 사사건건 부딪치고 티격태격 싸움을 벌이는 태런 에저튼과 채닝 테이텀은 또 다른 케미스트리를 발휘, 이전 조합과는 다른 면면을 끌어낸다.

킹스맨을 꼭 닮은 그러나 너무도 다른 스테이츠맨으로 하여금 세계관을 확장하고 한층 더 커진 규모를 자랑하지만 동시에 산만하고 허술한 구조로 아쉬움을 사기도 한다. 재기발랄한 상상력과 B급 스파이 액션, 키치(질 낮은 예술품)한 매력으로 사랑받았던 전작인 만큼 규모만 커진 속편이 밍밍하게 느껴지는 것. 킹스맨과 스테이츠맨의 관계나 캐릭터 소모 방식, 매력 또한 이전만큼 잘 살아있지는 않다.

고상하고 악랄한 악당 포피(줄리안 무어 분)나 가제트 우먼 진저 에일(할리 베리 분), 마초남 에이전트 데킬라(채닝 테이텀 분) 등 매력적 설정이 가득한 뉴 페이스들은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함축하며 다소 맥 빠지는 전개와 결말을 맺고 전대미문의 컴백으로 모두를 놀라게 한 해리 하트나 젠틀하게 성장한 에그시 언윈 역시 이야기의 핵심임에도 매끄럽게 이야기를 풀어내진 못했다. 거기에 ‘킹스맨’의 대표 격인 해리 하트는 기억을 잃는다는 설정으로 이전과 다른 면면을 드러내는데 그 모습이 관객에게 좋은 평가를 끌어낼 수 있을지 미지수. 일종의 캐릭터 붕괴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넓어진 세계관만큼 볼거리가 풍성해지고 화려해진 것은 분명하다. 액션의 규모며 역동성은 이전보다 더 풍성하고 화려하다. 특히 포피랜드에서 펼쳐지는 에그시와 해리의 협업은 ‘킹스맨2’를 대표하는 강렬한 이미지로 남을 것이다. 카메라의 워킹이나 구성, 액션 디자인은 팬들이 사랑하는 ‘킹스맨’의 키치함이 잘 살아있다.

음악 역시 빼놓을 수 없이 매력적인 부분. 엘튼 존을 비롯해 영국과 미국을 가로지르는 명곡들이 쉴 새 없이 터지며 영화의 리듬감을 배가한다. 내적 댄스를 유발하는 명곡과 화려한 볼거리, 카타르시스를 유발하는 액션은 말 그대로 잘 빠졌다.

전작 팬들에겐 다소 아쉬운 구성과 캐릭터 설정이지만 시원한 액션과 음악, 상상력만큼은 여전하다. 27일 개봉이며 러닝타임은 141분, 관람 등급은 청소년관람 불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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