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도권의 신축 아파트 평균 가격이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1억 엔(약 9억 800만 원)을 넘어섰다. 도쿄 23구뿐 아니라 지바와 가나가와에서도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에 공급 감소까지 겹친 데다 개발업체들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지역에 사업을 집중하면서, 신축 아파트 가격의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아사히신문은 22일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가 전날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올해 상반기 수도권 신축 분양 아파트의 가구당 평균 가격이 전년 동기보다 13.1% 오른 1억 135만 엔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수도권의 상반기 평균 가격이 1억 엔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도쿄 23구의 신축 아파트 평균 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9.1% 오른 1억 4249만 엔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바는 56.8% 급등한 8997만 엔, 가나가와는 20.0% 오른 8346만 엔이었다. 반면 사이타마는 1.3% 하락한 6469만 엔이었다. 평균 가격은 도쿄 23구가 가장 높았지만, 상승률은 지바와 가나가와가 더 높았다. 특히 지바에서는 지바시 가이힌마쿠하리와 후나바시시에 들어선 타워형 아파트가 인기를 끌며 평균 가격을 끌어올렸다.
공급량도 크게 줄었다. 수도권 신축 아파트 공급은 2000년 9만 5635채에서 지난해 2만 1962채로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공급량도 전년 동기보다 64채 줄어든 7989채에 그쳤다. 상반기 공급량은 3년 연속 1만 채를 밑돌았으며,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상반기 7489채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었다.
개발업체들은 신규 사업에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본 부동산업체 스미토모부동산은 5월 결산 설명회에서 건설비가 낮을 때 지어 아직 인도하지 않은 아파트 6000채를 서둘러 팔지 않고, 신규 사업도 엄선해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높아진 분양가에 맞춰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세우는 아파트도 늘고 있다. 도쿄타테모노(東京建物)는 내년 7월 도쿄 아라카와구에 완공할 아파트에 어린이의 이동을 지원하는 유료 택시 서비스를 도입한다. 휴대전화가 없는 어린이가 이용할 때도 택시 도착 사실이 아파트 인터폰으로 전달되도록 했다. 전용면적 70㎡에 방 3개인 주택의 분양가는 7900만 엔대부터다.
도큐부동산이 가나가와현 사가미하라시에 지은 아파트는 28층 라운지에 약 400권의 책을 비치한 서가와 식사를 제공하는 카페바를 갖췄다. 분양가를 낮추기보다 공용시설과 서비스를 강화해 상품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는 앞으로도 높은 가격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 정세가 장기화해 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에 머물면 2027년 이후 아파트 가격을 한층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봤다. 이 연구소의 마쓰다 상석주임연구원은 "장기적으로 볼 때 신축 아파트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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