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넘기다 보면 몇 시간 금방" 쇼츠 중독에 빠진 베트남...'도파민 함정' 경고도

  • 베트남 유튜버, 쇼츠 1년 새 2배 넘게 늘어... "중독·저질 콘텐츠" 우려도 확산

  • 전문가들 "15~30초 보상 반복되면 멈추기 어려워"... 현지 이용자들도 엇갈린 반응

유튜브에 짧은 비디오로 검색하면 나오는 영상들 맨 오른쪽 영상을 살펴보면 조회수가 18억 회로 기록되어 있다 사진유튜브 갈무리
유튜브에서 ‘짧은 비디오’를 검색한 화면. 맨 왼쪽 영상의 조회수는 1억8000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갈무리]

베트남에서 유튜브 쇼츠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짧은 영상이 디지털 콘텐츠 소비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지 제작 영상은 해외 시청자까지 끌어들이며 영향력을 넓히고 있지만 자극적인 콘텐츠의 반복 노출과 청소년 중독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콘텐츠 산업의 성장 기대와 영상 품질, 과도한 이용을 둘러싼 경계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는 모습이다.

최근 구글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활동하는 콘텐츠 제작자들의 유튜브 쇼츠 업로드 수는 1년 전보다 100% 이상 증가했다. 구글은 앞서 16일 호찌민시에서 열린 첫 ‘유튜브 페스티벌 베트남 2026’에서 베트남 내 구독자 1만 명 이상 유튜브 채널이 18만 개를 넘어섰다고 밝힌 바 있다.

베트남 내 유튜브의 영향력도 상당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구글은 유튜브가 베트남 인터넷 이용자의 93%에 매일 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이용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디지털 마케팅 조사기업 케피오스가 지난해 말 집계한 베트남 인터넷 이용자는 8560만 명으로 추산된다.

마크 우 구글 베트남 총괄은 “유튜브는 초기 동영상 공유 플랫폼에서 베트남 문화생활과 디지털 경제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성장하는 동안 베트남 발전의 파트너였다”고 말했다. 유튜브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TV 등 여러 기기를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이용자 접점을 넓히는 추세다.

베트남 콘텐츠의 소비 범위는 자국 시장을 넘어 해외로도 넓어졌다. 구글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제작된 채널의 전체 시청시간 가운데 50% 이상은 해외 이용자에게서 발생했다. 문화와 여행 관련 콘텐츠가 해외 시청자를 확보하면서 베트남 제작자들의 영상이 국경 밖에서도 소비되고 있다는 의미다. 

콘텐츠의 수명도 짧지만은 않았다. 전체 조회 수 가운데 40%는 영상이 올라온 뒤 30일이 지난 시점 이후 발생했다. 또 유튜브 이용자의 82%는 자신이 신뢰하는 크리에이터가 소개한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으며 다른 숏폼 플랫폼에서는 같은 응답이 74%로 집계됐다. 아울러 유튜브의 대중성을 보여주는 사례도 나왔다. 구글은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를 약 600만 명이 동시에 시청한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다.
 
쇼츠는 왜 멈추기 어려울까
사진유튜브 갈무리
[사진=유튜브 갈무리]

짧은 영상의 급성장과 함께 이용시간과 중독성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틱톡과 페이스북 릴스, 유튜브 쇼츠처럼 수십초 길이의 콘텐츠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구조가 이용자의 반복 시청을 유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이버보안 전문가 응오 민 히우는 짧은 영상이 이용자를 붙잡는 핵심 구조로 짧은 재생시간과 끝없는 스크롤, 계속 등장하는 새로운 콘텐츠를 꼽았다. 이용자가 멈춰야 할 뚜렷한 지점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알고리즘이 시청시간과 반응을 학습하고 다시 이용자의 관심을 끌 가능성이 높은 영상을 추천한다는 설명이다.

라 린 응아 심리·교육과학 연구응용센터 소장은 이 과정에 보상 체계가 작용한다고 봤다. 그는 “좋아하는 내용을 보면 뇌에서 보상 호르몬인 도파민이 분비되고 계속 보게 만들기 때문에 멈추기가 어려워진다”며 “처음에는 오래 볼 생각이 없었더라도 자신이 많은 시간을 썼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15~30초 안에 정보를 빠르게 받아들이는 방식은 이용자에게 즉각적인 만족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응아 소장은 “다른 중독성 물질과 마찬가지로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 즐거움과 지속적인 자극을 얻으면 사람은 그 행동을 계속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뇌도 빠른 도파민 반응에 점차 익숙해진다”고 설명했다. 
 
“기회냐 시간 낭비냐”…베트남 이용자들도 갑론을박

현재 유튜브는 청소년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보호 장치를 운영하고 있다. 구글 베트남 측은 아동 심리와 건강 분야의 독립 전문가 조언을 받아 청소년용 지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플랫폼에는 18세 미만 이용자에게 휴식이나 취침을 안내하는 기능도 적용돼 있다. 구글 베트남 관계자는 “일률적인 제한을 강요하는 대신 부모가 짧은 영상 탐색 시간을 직접 정하거나 아예 0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유연한 도구를 제공하고 있다”며 “가정에서 건강한 디지털 습관을 만들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현지 독자들은 쇼츠의 급성장을 두고 우려 섞인 반응을 내놨다. 한 독자는 “유튜브로 돈을 버는 일은 쉽지 않고 일부 역량 있는 사람에게만 가능한 일”이라며 “젊은 시절은 짧은 만큼 지식을 쌓고 자신이 가장 잘하는 분야에서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콘텐츠 품질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또 다른 독자는 “영상 10개 가운데 8개는 의미 없는 콘텐츠”라고 지적했고 다른 독자는 “소셜미디어에 불쾌하고 황당한 콘텐츠가 너무 많다”고 반응했다. AI로 만든 저품질 영상과 광고가 늘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독자는 “의미 없는 영상과 AI로 만든 콘텐츠, 광고가 넘쳐나면서 점점 더 질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AI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 방식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았다. 한 독자는 “짧은 영상 대부분이 AI로 만든 저품질 콘텐츠이거나 중국 영상을 베트남어로 번역한 뒤 AI 음성으로 읽는 방식”이라며 “영상 수가 늘었다고 해서 자랑스러워할 일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독자는 “짧은 영상은 간결한 내용을 전달해야 하지만 긴 영상을 짧게 편집하는 과정에서 시청자가 내용을 오해하기 쉬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짧은 영상은 이미 베트남 이용자의 콘텐츠 소비 방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제작량과 해외 시청 규모가 빠르게 커지는 가운데 이용시간과 콘텐츠 품질, 청소년의 반복 시청을 둘러싼 문제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쇼츠의 성장 속도만큼 이용자가 어떤 영상을 얼마나 오래 소비하고 있는지를 둘러싼 논의도 베트남 사회에서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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