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종로구 북악산에서 바라본 도심 전경. 2026.10.01[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10·15 대책의 지정 기한이 두 달 뒤 끝난다. 정부는 연말까지 연장 여부를 정해야 하지만, 규제지역인 경기 의왕시가 올해 두 자릿수로 오르고 규제를 피한 바로 옆 군포시와 안양시 만안구까지 같이 뛴 1년 성적표가 결정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의왕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누적 10.66% 상승했다. 군포시도 같은 기간 10.48% 올랐다. 정부는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의왕시를 토지거래허가구역과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로 동시에 지정했지만 군포시는 규제 대상에서 뺐다. 규제 여부가 다른 두 지역의 집값이 비슷한 속도로 오른 셈이다.
안양시에서는 규제지역 안팎이 함께 올랐다. 규제지역인 동안구가 올해 누적 16.90% 오르는 사이 규제를 피한 만안구도 7.48% 올랐다. 만안구 래미안안양메가트리아 전용면적 59㎡는 지난 4월 9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고, 지난 7월 경매에서는 응찰자 18명이 몰려 감정가의 124.4%에 낙찰됐다.
매수세도 규제지역과 비규제지역을 가리지 않고 늘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9월 의왕시와 군포시에서 매매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한 부동산은 9727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84.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 전체 증가율은 0.8%에 그쳤다. 군포시에서는 산본·금정·당동 등 기존 주거지역이 증가분의 92.4%를 차지했고, 의왕시도 고천지구 신규 입주 등기를 빼면 30.9% 늘었다.
토허제는 시행 초기에만 거래를 억제했을 뿐 가격 안정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토허제 시행 이후 허가 신청에 3~4주가 걸리면서 거래가 지연되는 병목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며 “초기 거래 감소를 규제 효과로 보기 어렵고, 규제지역과 비규제지역 모두 가격이 오르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월세 불안이 매매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토허구역에서는 주택을 사면 2년간 실거주해야 해 갭투자가 막히고, 그만큼 임대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줄어든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토허제로 갭투자는 막았지만 전월세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임차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지 못하면 매매가격 상승도 막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연말 어느 쪽을 택하든 부담이 따른다. 연장하면 군포와 만안을 추가로 묶으라는 압박이 뒤따르고, 풀면 억눌렸던 수요가 돌아올 수 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7일 국정감사에서 “현재 상황으로 보면 토지거래허가제 유지에 대한 어느 정도의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며 연장 가능성을 열어 뒀고, 앞서 인사청문회에서는 “토지거래허가를 제한했다가 풀면 주택 가격이 상승하는 부작용도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규제를 넓히기보다 매물이 나오도록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송 대표는 “지금은 규제를 보완하기보다 방향을 전환해야 할 때”라며 “해제 직후 일시적으로 가격이 오를 수 있지만 시장에 매물이 나오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고 교수도 “실수요자 시장에서는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지역은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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