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 태국 관중 '김치' 조롱에 격분...베트남 팬들 "선 넘었다"

  • 경기 종료 후 국적 조롱에 박항서 격분... 태국축구협회 조사 착수

  • "전술 비판과 출신 모욕은 별개" 베트남 팬들 비판 잇따라

박항서 칸차나부리FC 감독이 팬들의 조롱에 대응하는 모습 사진엑스X 갈무리
박항서 칸차나부리FC 감독이 팬들의 조롱에 대응하는 모습 [사진=엑스(X) 갈무리]
박항서 칸차나부리FC 감독이 태국 프로축구 경기에서 일부 관중의 인종차별적 조롱에 격분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태국 팬들이 박 감독을 향해 "김치"를 외치고 소속팀 선수의 외모까지 비하하자 박 감독이 직접 항의에 나섰다. 태국축구협회가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베트남 독자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3일 베트남 매체 단찌와 태국 시암스포츠 등에 따르면, 태국축구협회(FAT)는 지난 1일 열린 태국 2부리그 경기에서 박항서 칸차나부리FC 감독과 공격수 존 바조를 향해 일부 관중이 모욕적인 발언을 한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논란은 태국 촌부리주 농프루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2027시즌 태국 2부리그 9라운드 경기 직후 발생했다. 이날 박 감독이 이끄는 칸차나부리FC는 파타야 유나이티드와 2-2로 비겼다.

경기가 끝난 뒤 일부 파타야 팬들은 박 감독을 향해 한국의 대표 음식인 "김치"를 반복해서 외쳤다. 이 과정에서 칸차나부리 소속 공격수 존 바조의 외모를 비하하는 발언도 나왔다. 현지 언론은 한국 음식을 이용해 박 감독의 국적을 조롱한 행위가 인종차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김치" 조롱에 격분한 박항서…태국축구협회 조사 착수
박 감독은 관중들의 도발에 격분해 해당 팬들에게 다가가 항의했다. 이에 보안요원들이 충돌을 막기 위해 개입했고 칸차나부리FC의 프라왓 키타마쿤닛 회장은 박 감독과 선수단에 경기장 통로로 이동할 것을 요청했다.

칸차나부리FC는 사건 직후 공식 성명을 통해 인종차별 행위를 비판했다. 구단은 "축구는 우정과 평등을 잇는 다리"라며 "누구든 피부색과 관계없이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 인종차별과 분열을 거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하자 누알판 람삼 태국축구협회장은 리그 운영기구에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징계 절차를 진행하도록 지시했다. 

아울러 태국축구협회는 경기장 안팎은 물론 소셜미디어(SNS)에서도 인종차별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태국 축구 징계 규정에 따르면 인종차별적 언행을 한 관중에게는 1만~3만바트(약 40~12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여러 명이 가담하면 벌금은 2만~4만바트로 늘어난다. 홈구단도 제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심각한 위반 행위가 발생하면 최대 10만바트의 벌금과 홈경기장 3경기 사용 금지 등의 처분이 가능하다. 위반 행위가 반복되면 승점 3점 삭감까지 이어질 수 있다.
 
"상대 놀리는 것과 국적 모욕은 달라"…베트남 팬들도 격분
이번 사건을 접한 베트남 팬들 사이에서는 태국 관중들의 행동을 비판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다만 일부 독자들은 인종차별에 단호하게 대응하되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를 접한 한 독자는 "감독의 전술은 비판할 수 있지만 그것은 축구에 관한 전문적인 문제"라면서도 "인종차별 의혹은 심각하고 책임 있게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독자는 "상대방을 놀리는 일은 흔하지만 출신을 모욕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며 "그 경계를 명확히 해야 축구가 팬들을 갈라놓는 대신 하나로 연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종차별에 반대하면서도 신중한 대응을 주문하는 의견도 나왔다. 한 독자는 "인종차별적 발언 앞에서 누구도 침묵할 필요는 없다"며 "다만 대응은 확인된 사실에 근거해야 하며 감정이 공정성을 앞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기장 응원 문화 자체를 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다른 독자는 "지금은 누가 이기고 졌는지만 따질 때가 아니라 양측이 경기장 문화에 관해 이야기할 시점"이라며 "때로는 적절한 시기의 사과 한마디가 온라인에서 벌이는 수많은 논쟁보다 더 큰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특정 관중의 행동을 태국 축구 팬 전체의 문제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 독자는 "하나의 논란을 이유로 전체 팬들을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며 "의혹을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피해자를 보호하되 서로 존중하는 태도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독자는 "열정적인 응원은 좋지만 타인을 깎아내리는 순간 더 이상 응원이 아니다"라며 "태국 팬들 역시 자국 축구의 이미지가 이런 행동과 연결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칸차나부리FC는 이번 무승부로 승점 14점을 기록하며 태국 2부리그 6위에 자리했다. 선두 콘깬 유나이티드와의 승점 차는 7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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