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축복 속 빛으로 물든 가우디 성당…145년만에 완성

  • 레오 14세 교황 직접 축복…바르셀로나 새 스카이라인 탄생

10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성가족 성당에서 열린 예수 그리스도의 탑 축복식에서 조명·불꽃쇼가 펼쳐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10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성가족 성당)에서 열린 예수 그리스도의 탑 축복식에서 조명·불꽃쇼가 펼쳐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상징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화려한 빛과 불꽃으로 물들었다. 안토니오 가우디 타계 100주기를 맞아 완공된 중앙탑을 축복하는 행사에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리며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서는 가장 높은 중앙탑인 '예수 그리스도의 탑' 축복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레오 14세 교황이 직접 참석해 탑과 십자가를 봉헌했다. 교황은 축복식에서 "이 십자가는 낮에는 햇빛을 반사해 빛나고, 밤에는 지중해를 굽어보는 등대처럼 도시를 비춘다"고 말했다.
 
성당은 1882년 착공 이후 145년째 건설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 완성된 예수 그리스도의 탑은 높이 172.5m로, 인간이 신을 넘어설 수 없다는 가우디의 철학에 따라 인근 몬주익 언덕보다 약간 낮게 설계됐다. 이 탑이 완성되면서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회가 됐으며, 바르셀로나의 새로운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게 됐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성당 주변에는 교황을 보기 위한 시민과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 저녁 7시께 교황이 개방형 전용차 '포프모빌'을 타고 성당 인근 거리에 모습을 드러내자 군중들은 "비바 파파(교황 만세)"를 외치며 환호했다. 교황은 손을 흔들어 화답했고, 일부 신자가 안고 있던 아기에게 축복을 내리기도 했다.
 
이어 열린 미사에는 성당 내부 4000명과 외부에 마련된 4000석 규모의 좌석을 가득 채운 신자와 시민들이 참석했다.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형형색색의 빛이 숲처럼 솟은 기둥을 비추는 가운데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예식이 진행됐다.
 
10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성가족 성당에서 열린 예수 그리스도의 탑 축복식에서 참석자들이 조명봉을 들어 올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성가족 성당)에서 열린 예수 그리스도의 탑 축복식에서 참석자들이 조명봉을 들어 올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미사 이후 펼쳐진 축복식이었다. 교황이 성수를 뿌리며 중앙탑을 축복하자 성당 외벽과 탑에는 다채로운 조명이 투사됐고, 가우디의 모습을 형상화한 드론쇼와 불꽃놀이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손에 든 조명봉을 흔들며 환호했고, 성당 일대는 거대한 빛의 향연이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당일 성당 주변 거리에는 카탈루냐 독립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깃발을 나눠주며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스페인 내 대표적인 독립 성향 지역인 카탈루냐의 특성이 행사장 주변에서도 드러났다.
 
연합뉴스는 이날 성당 안팎과 주변 거리까지 포함해 수만 명의 시민과 관광객이 축복식을 함께 지켜봤다고 전했다. 바르셀로나를 여행 중이었다는 한국인 관광객 이상인 씨는 "옆에서 행사를 보던 사람들이 울기까지 했다“며 "종교가 없어도 성스러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매년 약 490만 명이 찾는 스페인의 대표 관광 명소로, 이 가운데 한국인 방문객만 연간 24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중앙탑 완공으로 가우디가 꿈꿨던 성당의 최종 모습도 한층 완성에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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