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는 서민금융] 진짜 서민은 관심 밖?···쪼그라드는 미소금융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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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3-11-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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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년 4573억→2020년 3899억→2022년 3469억 공급

  • 한정된 재원·취약계층 대상·저금리로 공급 실적 내리막길

  • 금융당국 "복지성격 대출"···공급 확대·구조 개선 논의 無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제도권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미소금융 대출 공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금융당국이 '서민금융 지원'을 화두로 꺼내들며 금융권을 향해 상생금융에 동참할 것을 주문하고 있지만 정작 서민금융 지원의 바로미터 격인 미소금융 대출 실적은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으로 미소금융 대출은 2766억원(2만4905건) 공급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공급액인 3469억원(3만1461건)보다 20%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미소금융 대출 공급은 2017년 4573억원에서 쪼그라들기 시작해 2019년 3564억원을 기록하는 등 2년 만에 1000억원 넘게 빠졌다. 1년 뒤인 2020년(3899억원)에는 잠시 반등하기도 했으나 이후 내림세를 보이며 연간 3400억원대로 공급 규모가 줄었다.

미소금융은 기존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거래하기 어려운 금융취약계층을 위해 담보가 없거나 상환 조건을 유리하게 내어주는 대출을 말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소득층 자활을 돕기 위해 기업과 은행 등이 기부한 재원으로 공급된다. 현재 기업·은행이 설립한 미소금융재단과 서민금융진흥원 미소금융지역법인이 대출을 공급하고 있다.

문제는 대출 공급 규모가 갈수록 줄고 있다는 것이다. 미소금융 대출 기간은 평균 3~5년인데 재원은 오로지 기부금으로만 운영된다. 기부금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기존 대출금이 상환돼야만 신규 대출 공급이 가능하다. 하지만 개인신용평점이 하위 20%이거나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을 상대로 대출 공급을 하다 보니 부실률이 높아 원금 회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결국 시간이 갈수록 대출 공급 규모는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미소금융지역법인만 놓고 보면 올해 공급 규모는 900억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최초 미소금융 출연 당시에는 금융당국 지도 아래 재계와 금융권에서 자발적으로 수조 원대 기부금 출연을 약속했다. 당시 금융위기 충격이 컸고 이른바 '마이크로크레디트'로 불리는 미소금융에 대한 관심도 상당했다. 하지만 이후 미소금융은 금융당국과 금융권 기억에서 멀어졌다. 올해 서민금융 지원이 연말 금융권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지만 미소금융은 당국의 '상생금융 시즌2'에서 언급되지 않고 있다.

결국 고금리·불경기 속에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미소금융은 10여 년 전 기업·은행 출연 재원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복지 성격 대출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향후 공급 확대나 구조 개선 등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없다고 말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서민금융 지원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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