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대우조선해양 이어 HSD엔진도 '개미 패싱'…그룹 경영권 승계만 파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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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준 기자
입력 2023-02-2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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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당 7520원에 신주 1190만주 발행 결정

  • 주가 연이틀 하락… 소액주주 입장선 '날벼락'

  • 인수 주체 한화임팩트, 한화에너지 자회사

  • 그룹 세 아들 승계에는 순탄한 행보 해석

  • IB업계 "인수 발표후 하락 한화스타일 될까 우려"

한화가 HSD엔진 인수로 기대하는 시너지 효과[사진=한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했던 한화가 최근 HSD엔진까지 품었다. STX중공업 인수전에서는 손을 뗀 셈이지만, 한화는 선박 건조부터 엔진 제작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룰 수 있는 그룹사로 거듭나게 됐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미래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동관 부회장의 승계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HSD엔진마저 유상증자 방식으로 인수계약을 체결하게 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른바 한화 그룹발(發) '개미 패싱' 문제가 또다시 수면 위로 드러나는 모양새다.
 

한화그룹 지배구조 [자료=각사 ]

 
논란 불 지핀 유상증자…'대우조선해양 악몽' 되풀이
지난 17일 한화임팩트는 HSD엔진 지분 33% 인수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HSD엔진 최대주주인 인화정공과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MOU를, HSD엔진과는 신주인수계약에 대한 MOU를 각각 체결했다. 인수금액 총 2269억원 가운데 구주 19%를 1374억원에 매입하고,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신주 14%를 858억원 주고 사들이는 구조다.

이번 논란에 불을 지핀 건 신주발행가액이다. 895억원 규모(1190만3184주)로 유상증자가 결정됐는데, 주당 발행가격이 7520원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HSD엔진은 이날 유상증자 발표 소식에 5.44% 폭락하며 7820원에 장 마감했다. 현재(20일 기준) 주가도 7840원을 기록하며 횡보하고 있다. 통상 대기업이 중견기업을 인수하면 주식 시장에 큰 호재로 작용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악재였다. 

그룹은 지난해 9월 대우조선해양 인수 과정에서도 유상증자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21년 동안 주인이 없었던 대우조선해양의 새 주인이 국내 재계 순위 7위인 한화로 정해졌다는 소식은 분명 호재였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유상증자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우려에 다음 날 18.24% 급락하게 된다. 한화그룹 계열사 관련 종목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인수 발표 당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0.80%, 한화시스템 -7.17%, 한화 -5.29% 순으로 하락했었다.
승계 핵심고리는 한화임팩트…"M&A 패턴으로 자리잡나 걱정"
한화그룹의 인수합병 소식이 소액주주 입장에선 악재로 작용했지만, 총수 일가에는 강 건너 불구경 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화임팩트의 인수합병을 통해 경영권 승계작업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화임팩트가 인수 주체로 나선 점을 주목하고 있다. 한화임팩트는 최근 한화그룹의 인수합병에서 대우조선해양에 4000억원, HSD엔진에 2268억원을 더해 모두 60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그룹 내 존재감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도 승계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임팩트는 한화에너지의 자회사(51.7%)다.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한화 회장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해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계열사로 알려져 있다. 김동관 부회장이 50%,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전무가 25%씩 한화에너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한화그룹의 인수합병이 한화임팩트 기업가치 제고와 일맥상통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한화임팩트는 지난 2021년 7월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설명과 함께 상장 일정을 연기했다. 2개월이 흐른 9월에 한국종합화학에서 지금 명칭으로 사명 변경까지 하는 강수를 둔다. 이와 동시에 회사 정체성을 화학물질 제조사에서 투자전문회사로 바꾸게 된다. 사업목적에 △시장조사, 경영자문·컨설팅업 △신기술사업 관련 투자, 관리, 운영 △창업지원사업 등을 새롭게 추가했다.  
  
현재 한화임팩트는 HSD엔진을 비롯해 '임팩트 투자'를 단행하며 기업가치를 키우겠다고 목표를 밝히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한화그룹이 또다시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 '개미 패싱' 논란을 이어갈지 우려하고 있다. IB 관계자는 "이번 HSD엔진 인수와 비슷하게 지난해 대우조선해양도 장마감 후 느닷없이 유상증자 공시를 띄웠다"며 "투자자들이 한화그룹의 기업 인수합병 스타일로 인식될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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