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공급망 수 싸움에 日도 가세...국내 반도체 기업, 미래전략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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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2-01-13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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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격화하는 '반도체 내재화'....TSMC 등 외국기업 자국 유치에 사활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까지 세계 반도체 패권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속에서 외국기업의 일본 내 생산을 촉진하려는 조치에 착수했다. 국내 반도체 기업은 복잡다단해진 각국의 ‘내재화(자국 내 설비 및 생산라인 확보)’ 조치에 미래전략을 더욱 자세히 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관련 업계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최근 통과시킨 경제안전보장법에 따른 후속 조치로 경제산업성 시행령을 마련했다. 해당 시행령에 따라 보조금을 받는 외국 반도체 기업은 일본에 공장을 세울 때 최소 10년 이상은 생산을 유지하고 공급이 부족할 때는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 또 기술을 해외에 유출하는 것을 방지하는 방안 등도 포함했다. 일본 정부의 보조금을 받은 뒤 단기간에 생산을 중단하는 등 기준을 위반할 경우, 해당 외국기업은 이미 받은 보조금을 반환해야 한다.
 
이런 조치는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일본 구마모토현 공장 신설이 한몫했다. 소니와 합작해 올해 착공하는 TSMC 공장에는 4000억엔(약 4조1520억원)의 일본 정부 지원금이 투입된다. 이를 두고 일본 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자, 일본 정부는 새로운 법을 통해 TSMC가 최소 10년간 일본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도록 강제한 것이다.
 
일본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반도체 시장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생산력이 대단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삼성의 도약과 미국 인텔 등의 추격으로 지금은 점유율이 9% 수준으로 추락한 상태다.
 
업계는 일본의 이런 전략이 앞서 미국과 중국이 고수해온 '반도체 내재화'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반도체 시장에서 이미 상당히 도태된 상황에서 외국기업을 유치하는 전략을 통해 일종의 낙수효과를 누리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중국과 미국의 패권 경쟁 틈바구니에 있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다. 일본까지 가세한 각국의 내재화 흐름을 편히 두고 볼 수만은 없는 탓이다.
 
이미 지난해 미국은 우리 기업을 향해 상당한 압박을 했던 상황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백악관 회의에 초청,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미국서 생산한 제품 구매)' 전략을 외친 것이 비근한 예다. 이후 삼성전자는 약 17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제2 파운드리 공장을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짓기로 확정했다.
 
SK하이닉스도 중국의 계속되는 '반도체 굴기'와 이를 저지하려는 미국의 패권 경쟁 사이에서 난감한 처지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장쑤성 우시 공장의 반도체 초미세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도입하려 했는데, 미국 정부가 "첨단 반도체 설비가 중국의 군사적 목적에 활용될 수 있다"며 반대 견해를 밝힌 것. SK하이닉스는 우시 공장에서 D램의 절반을 생산하는데, 공정을 개선하지 않으면 효율을 높일 수 없어 글로벌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업계는 올해도 글로벌 공급망 재편,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미·중 양국의 팽팽한 줄다리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최대 무역 교역 순위 1, 2위인 양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애를 쓰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중 반도체 전쟁의 승패는 누구도 예단할 수 없기에 어느 한쪽에 몰방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일본까지 내재화에 가속도가 붙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도 과감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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