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흑인여성 부통령] ② "김정은과 러브레터 쓸 일 없다"…카멀라는 민주당 '매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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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11-0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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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보다 외교정책 영향력 강할 수 있어

  • 친이스라엘 행보 보이면서 외교선 보수 측면 강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미국 정치에서 부통령 직위의 존재감은 이전보다 훨씬 커졌을 뿐만 아니라, 78살 고령으로 취임하는 조 바이든 당선인이 건강상의 문제 등으로 해리스 부통령에게 많이 의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제임스 새비지 버지니아대 정치 공공정책학과 교수는 지난 8월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와의 인터뷰에서 바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상당한 권한을 부여받았던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당선 시 해리스 의원에게 큰 힘을 실어주리라 전망하면서, 나이와 건강 문제 등으로 해리스 의원에게 “상당히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상원에서 해리스 의원의 경험과 다인종적 배경을 고려해 외교정책에서도 생각보다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당선인의 대외정책의 큰 틀은 해외 원조와 외교 강화가 핵심이다. 국제적 조약 준수와 다자간 관여, 동맹 강화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이전 '세계의 리더'로서의 적극적 개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 (7일) 승리 연설 모습 [사진=AP·연합뉴스] 


◆반트럼프 외쳤지만··· '친이스라엘 행보' 비판 받아

해리스 당선인은 10월 말 아랍아메리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인의 가치를 믿고 있으며 우리는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인이 똑같이 자유, 안보, 번영, 민주주의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팔레스타인 성향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노골적으로 편들었던 트럼프 시대와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예고한 것이다. 이어 "우리는 두 국가(two-states) 해법에 전념하고 있으며 그러한 목표를 훼손하는 일방적 조치에 반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해리스 후보는 또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경제적·인도주의적 원조를 회복하고, 현재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해결하며, 동예루살렘에 있는 미국 영사관을 재개장하고, 워싱턴에 있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임무를 재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리스 당선인의 과거 행적을 이유로 이 같은 약속 이행 여부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과거 해리스 당선인은 민주당 소속으로는 도드라지게 친이스라엘 로비단체인 미국이스라엘공공문제위원회(AIPAC·American Israel Public Affairs Committee)와 친밀한 행보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제2 외무부’라고도 불리는 AIPAC은 1954년 미국에 있는 유대인 단체 지도자들이 창설한 단체다. 워싱턴을 중심으로 미국 내에서 이스라엘을 위한 로비활동을 벌이고 있다. 미국 정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이스라엘의 끈끈한 관계를 상징한다. AIPAC은 2003년 미국 정부의 이라크 침공을 지지했으며, 2015년에는 이란과의 핵 협상에 반대했다.

해리스 당선인은 2017년 3월 AIPAC 정책 콘퍼런스에서는 "내가 믿는 것을 확실히 말하도록 하겠다. 나는 이스라엘과 같은 편에 서 있다. 우리는 공유하는 가치관이 같으며, 이것은 미국과 이스라엘 국가 건설에 기반이 됐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해 콘퍼런스의 비공개 연설에서는 "어린 시절 나는 걸스카우트 쿠키를 팔지 않았다. 대신 유대민족기금(JNFUSA) 박스를 들고 이스라엘에 나무를 심기 위한 자금 모집에 나섰다"라고 말하면서 친이스라엘 성향임을 강조했다.

그뿐만 아니라 2019년 해리스는 AIPAC 콘퍼런스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가 몇 주 뒤 AIPAC 고위 인사들을 초대해 "이스라엘의 자신을 방어할 권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2017년 11월 네타냐후 총리를 만났을 때는 "향후 농업을 비롯해 사이버안보, 치수 등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네타냐후 총리에게 팔레스타인 수시야 마을 등에 대한 폭격 중지를 요청하는 서명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김정은과 러브레터 교환할 일 없어"···북한에 강한 경계심

헤리스 당선인은 북한에 대해 매우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중순 열렸던 미국 외교협회(CFR) 설문조사에서 “내가 김정은과 러브레터를 교환하는 일은 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진정한 대가 없이 김정은에게 홍보용 승리를 안겨줬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말 5차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완전히 속았다고 지적하면서 북한에 대한 깊은 불신을 보여줬다. 북한 비핵화 협상에서도 미국이 언제나 상당한 '의심'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한 제재에서는 선별적 제재 완화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이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되돌리는 진지하고 검증 가능한 조처를 하고, 약속을 위반할 경우 바로 제재를 복원하는 '스냅백'을 전제로 한 것이다. 북한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제재 완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정한 셈이다.

또한 북한 비핵화 문제 있어서는 장기적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북한의 위협에 맞서기 위한 동맹국 협력을 강조했다. 이렇게 될 경우 미국의 외교는 한·미·일 안보 협력에 더욱 방점이 찍힐 가능성도 있다. 해리스 당선인은 안보 문제와 관련해서는 주로 러시아의 미국 선거 개입을 비판하는 것을 중심으로 선거 안보 관련 법안 제정에 참여했다.

조엘 골드스타인 세인트루이스 법대 교수는 지난 8월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에 "지미 카터 행정부를 시작으로 부통령의 역할은 상당히 변했다"면서 "당시 부통령을 맡았던 월터 먼데일은 '대통령의 자문가이자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하게 됐으며, 이런 양상은 이후 다소 변화는 있지만, 꾸준히 이어져 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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