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이슬예나 PD가 말하는 펭수가 이토록 사랑 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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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기자
입력 2020-04-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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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로로를 뛰어넘고 방탄소년단 같은 대스타가 되기 위해 남극에서 인천 앞바다까지 헤엄쳐온 '10살 펭귄' 펭수는 EBS 교육방송 연습생이다. EBS 제작진과 함께 ‘자이언트 펭 TV’라는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활동하는 크리에이터이기도 하다.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 펭수는 큰 호응을 얻지 못했던 무명 생활에서 벗어나 이제는 20~40대를 아우르는 공펭(널리 알려져 인지도가 높은 펭귄, '공인'의 펭귄 버전)이 되었다.

펭수가 이토록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또 인기를 지속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을까? EBS 크리에이터 오디션에서 펭수를 발탁한 이슬예나 PD와 함께 펭수의 인기비결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펭수와 이슬예나 PD [사진=EBS 제공]


Q. 펭수가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토록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펭수는 덩치가 커서 펭귄들 사이에서는 주목 받지 못했어요. 그렇지만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당당하게 사랑하는 친구죠. 타인에게도 사회적 위치와 상관없이 그대로, 강자에게는 강하고 약자에게는 약한 태도로 편견 없이 대하고요.

펭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아이돌이나 스타들과는 다르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뽀로로를 넘어서고 방탄소년단처럼 대스타가 되겠다고 이야기하는 당당함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펭수가 그런 목표를 가지고 엄청 열심히 노력해왔어요. 더운 날씨에 홍대거리에서 버스킹을 한다거나 펭수 몸으로는 도전하기 힘든 발레 같은 운동에 도전을 하고 자신을 알리기 위해서 고군분투해 왔거든요. 불가능할 것 같은 많은 미션에 도전하고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모습에 감동을 해주시는 것 같아요.

Q. 펭수의 인기를 지속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들을 하고 있나요?
A. 지금 펭수가 가지고 있는 매력들과 추가적으로 보여드릴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아이템을 정할 때도 펭수가 최대한 촬영 현장에서 그런 모습들을 편안하게 보여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제작진들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요. 유튜브에 콘텐츠를 업로드하면 굉장히 많은 분들이 댓글을 남겨주시는데 그게 데이터로 다 보이거든요. 그런 피드백들을 게을리 넘기지 않고 어떻게 하면 그 분들의 니즈에 충족하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는 중입니다.

Q. 성공한 크리에이터 펭수는 요즘 어떻게 지내나요?
A. 펭수가 평상시에 지내는 모습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연습생으로서 열심히 연습하고 참치 잘 먹으면서 지내고 있어요. 사람들이 “펭수는 10살이고 남극에서 왔는데 옛날 문화를 왜 이렇게 많이 아냐”는 질문들을 많이 하세요. 펭수가 틈틈이 K-복습 노트를 가지고 다니면서 대한민국의 예전 트렌드들에 대해 복습을 하거든요. 그런 노력들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전과 후가 다르지 않아요.
 

[사진=EBS 제공]


Q. 펭수는 우주 대스타가 되어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꿈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 꿈에 얼마나 가까워졌나요?
A. 펭수 꿈은 굉장히 무한해요. 우주에 있는 모든 생명체가 자기를 알고 사랑해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처음에는 펭수가 길거리에 나가도 사람들이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때에 비하면 정말 저희도 상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너무 좋아해주시고 계세요. 다른 매체와 공공기관에서도 협업에 대한 러브콜을 보내주셔서 ‘진짜 우리 펭수가 스타가 됐구나’라는 걸 많이 느껴요. 그렇지만 펭수는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 우주의 모든 생명체에게 사랑을 받을 것이다”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많이 온 것 같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Q. 성공한 크리에이터 펭수는 언제쯤 연습생에서 벗어날 수 있나요?
A. 펭수는 계속 연습생이고 싶대요(웃음).

Q. PD님의 꿈은 무엇인가요?
A. 개인적인 꿈은 저와 주변 사람들이 잘 먹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고요. 펭수와 관련된 제 꿈은 펭수가 정말 오래갔으면 좋겠어요. 펭수가 많은 분들께 용기와 힘을 주고 있다는 댓글을 많이 남겨주세요. 그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면서 오래오래 펭수와 함께 교감하고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펭수가 롱런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펭수가 주로 EBS 방송채널과 유튜브 콘텐츠에 등장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오프라인 콘서트, 영화, 넷플릭스 진출과 같은 확장성을 가지고 움직일 수 있을 만큼 성장하면 좋겠어요.

Q. 펭수와 팬들이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없을까요?
A.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너무 많은 팬들이 모일 수는 없더라도 적당한 장소에서 팬들과 만남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원래는 2월쯤에 펭수 팬미팅을 준비할 계획이었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수포로 돌아갔어요. 상황이 잠잠해지면 다시 기획해보려고요.
 

[사진= EBS 제공]


Q. EBS에 어린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많지만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이 가족들과 함께 즐길 프로그램이 별로 없다는 것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기 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자이언트 펭TV' 프로그램의 제작 취지에 어느 정도 부합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지금은 팬들이 굉장히 많아졌어요. 20~40대를 아우르죠. 이러한 팬들 중에는 펭수를 통해 공통 관심사가 생기면서 자녀와 부모 사이에 대화를 많이 해서 좋다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처음에는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을 타깃으로 했었는데, 그들 사이에서 펭수보다 인기가 많은 크리에이터나 콘텐츠들이 많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이언트 펭TV가) 그 친구들이 가족들과 같이 볼 수 있는 콘텐츠로 자리매김한 것에 있어서 뜻 깊게 생각하고 있어요.

Q. 펭수 의상들은 어떻게 제작되고 있나요?
A. 제작진들이 의상 추천을 하면 펭수가 의사표현을 해요. 그걸 토대로 펭수의 옷들을 만들어주시는 대장장이님들께 의뢰를 해서 제작이 되는 방식이에요.

Q. 펭수를 뽑은 오디션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 무엇이었나요?
A. 펭수가 우주 대스타가 되겠다고 남극에서부터 헤엄쳐 왔다는 의지가 제일 인상 깊었어요. 남극 펭귄이 요들송을 한다는 신선함과 펭수의 모든 표정을 담아낼 수 있을 것 같은 눈이 마음에 들었고요.
 

[사진= EBS 제공]


Q. 펭수를 통해 세상에 전하고 싶은 궁극적인 메시지가 있나요?
A. 저희 콘텐츠는 처음부터 메시지를 통해 가르친다거나 의도적으로 교훈을 넣어서 전하는 콘텐츠는 아니었어요. 펭수가 자기 자신과 세상을 사랑하며 연습생에서 스타로 성장해나가는 모습 자체에서 힐링을 얻고 재미를 느끼기를 바랐거든요. 각자가 가져가는 메시지와 느끼는 감동은 다 다를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없어요. 다만 제가 바라는 건 많은 분들이 펭수를 통해서 웃고 힐링하시고 따뜻한 감정을 가져가는 것입니다.

Q. 펭수가 유명해지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이로 인해 어렵거나 힘든 점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유명해지고 사랑 받는 것에 대한 기쁨과 행복이 더 크지만 예전보다 신경 쓸 것들이 많아졌어요. 촬영 현장에 많은 분들이 모이다 보니까 안전에 유의도 해야 되고, 펭수 섭외요청 연락도 많이 오지만 스케줄 문제로 거절을 해야 되는 데 있어서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펭수는 바쁜 일정에 대해서 괜찮다고는 하지만 기대가 상승한 만큼 잘해내야 된다는 부담감이 없지는 않아요.

펭수와 제작진 모두 힘을 주지 않고 재밌고 가볍게 만들어서 오히려 잘되는 경우도 많았거든요. 지금의 기대에 부응할 만큼 노력하되 처음 저희가 가졌던 가벼운 마음과 과감하게 시도해보는 자세는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사진= EBS 제공]


Q. 악플러도 많은데 어떻게 대처를 하고 계신가요?
A. 펭수가 지금은 '공펭'이 된 것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공펭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펭수는 모든 생명체의 사랑을 받고 싶어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두가 펭수를 좋아하고 칭찬할 수는 없잖아요. 어느 정도 비판이나 부정적인 목소리는 따라오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악플 중에 새겨들어야 할 것들은 새겨듣고 그 중에 너무 인신공격적이거나 불법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어떻게 대응을 하는 게 좋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Q. 더운 여름이 되면 남극에서 온 펭수를 위해 어떻게 관리를 해주실 예정인가요?
A. 일단은 야외 촬영을 줄일 계획입니다.

Q. 펭수와 함께 한 지 1년이 됐는데 펭수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자이언트 펭TV’ 제작진과 우리 펭수 모두가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많이 소통하고 서로 힘을 북돋우어서 오래오래 갔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힘들고 지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동년배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펭수면 몰라도 제가 이런 말을 하는 게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특히나 답답하고 힘들잖아요. 저희 제작진도 펭수도 많이 힘들어하시는 분들에게 어떻게 힘이 되고 웃음을 드릴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거든요. 펭수가 "힘이 들 때는 힘내라고 해서 힘이 나는 건 아니"라고 했어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요. 저희가 더 노력해서 힘이 될 수 있도록 할 테니까요, 지치고 힘들 때는 조금 쉬셔도 되고 우셔도 되지만 다시 기운을 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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