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미스터트롯'으로 주목 받은 히트곡 메이커, 작곡가 조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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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기자
입력 2020-04-1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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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으로 대중의 주목을 받고 있는 또 다른 스타가 있다. 작곡가 조영수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치열한 쇼를 마치고 피드백이 간절한 참가자들에게 냉철하고 솔직하며 따뜻한 심사평을 건네는 등 음악 멘토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지난 2003년 데뷔한 그는 지난 17년간 발라드·댄스·트로트 등 다양한 장르에서 600여곡의 노래를 만든 히트곡 메이커다.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다비치의 ‘사랑과 전쟁’, 홍진영의 ‘사랑의 배터리’, 유산슬의 ‘사랑의 재개발’ 등도 그의 작품이다. '미스터트롯'에서 우승한 임영웅이 부른 ‘이제 나만 믿어요’도 조영수 작곡가가 만들었다. 

“이 곡도 조영수가 썼어?”, “이런 곡도 조영수가 쓴 거야?”라는 말을 들을 때 작곡가로서 가장 희열을 느낀다는 조영수 작곡가. 그가 생각하는 작곡의 핵심은 무엇일까? 작곡가 조영수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사진= 넥스타 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영수 작곡가]


Q. 최근 들어 10~20대의 젊은층 사이에서도 트로트 팬덤이 생기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50~70대가 즐겨 듣던 트로트에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의 대중적인 인기가 가장 큰 이유라고 봅니다. 일단 시청률이 높았고, 가족들이 함께 시청하면서 가족 단위의 팬덤이 생긴 것이죠. 그로 인해 임영웅, 영탁, 이찬원 등 스타플레이어가 탄생함으로써 자연스레 트로트 열풍이 분다고 생각합니다.

Q. 트로트의 인기가 언제까지 갈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적어도 3년에서 5년 이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대중음악의 경우, 유행하기 시작되면 여러 파생 프로그램이 생기는데요,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이 시즌제로 갈 것이 예상되는 만큼 또 다른 새로운 스타가 생겨날 것입니다. 계속해서 트로트 스타가 나오는 게 중요합니다.

Q. 어떻게 트렌드를 미리 내다 보고 작업을 하시나요?
A. 사실 저희 음악하는 사람들도 앞으로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게 가장 어렵고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빌보드나 해외 음악 차트와 같은 유행도 체크하고 현 사회적인 흐름도 대중음악의 유행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든 걸 종합해서 예측하곤 하는데요. 아무래도 앞으로 5년 정도는 트로트가 가요계의 중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임영웅 씨의 곡을 쓸 때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무엇인가요?
A. 일단 우승자 특전곡이기 때문에 곡의 품위와 품격을 우선시했습니다. 그리고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자나 참가자들이 오랜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본인만의 히트곡, 대표곡이 절대적으로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가수의 생명력이나 인기가 계속 이어질 수 있고요. 그러기 위해서 임영웅 씨도 누구나 알 만한 히트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요. 요즘 히트곡은 음원차트의 순위에서 가늠되기 시작된다고 봤습니다.

현재 음원차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세대는 2030세대입니다. 장르가 팝 발라드 트로트인 임영웅 씨의 ‘이제 나만 믿어요’는 2030세대도 거부감 없이 어느 장소에서나 들을 수 있고, 5060세대에겐 아련하고 편안하며 지나치게 어렵지 않은 음악으로 다가가려고 쓴 곡입니다. 다행히 생각대로 전 세대에서 이 곡을 사랑해 주고 음원차트의 상위권 신기록도 쓰고 있어서 기분이 좋네요. 노사연의 ‘만남’, 김수희의 ‘애모’를 잇는 전 세대가 듣고 부르고 오래오래 사랑할 수 있는 곡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쓴 곡입니다. 음악적으로는 말하듯이 섬세하게 시작해서 후반부의 고음까지도 보여줄 수 있는 다이내믹한 곡을 만들었습니다.

 

[사진= 넥스타 엔터테인먼트 제공]


Q. 14살 소년 정동원 군에게 "어른들이 하는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가장 좋은 음악을 하는 길'로 나아가고 있다는 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모든 음악이 그렇지만 특히나 트로트란 장르는사람들이 기교와 꺾기가 필요하며 중요하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곡의 양념일 뿐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솔직한 감성 표현과 멜로디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음악의 본질을 이해하고 겉멋이 아닌 진심으로 노래 부르는 정동원 군이 바른 길로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했고요. 가장 힘든 것이 노래하면서 든 나쁜 버릇을 고치는 것입니다. 정동원 군은 나쁜 버릇이 없어서 참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Q. 작곡가께서 나아가고 있는 '작곡하는 길'은 어떤 모습인가요?
A.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하면서 제대로 하고 싶고 각 장르, 각 분야에서 대표할 수 있는 넘버를 갖고 싶은 게 제가 음악하는 목표입니다. 현재 뮤지컬을 계획 중이고요. 영화음악도 꼭 하고 싶은 장르입니다.
 

[사진= 넥스타 엔터테인먼트 제공]


Q. '미스터트롯'에서 심사평을 통해 참가자들에게 귀감이 되는 피드백을 주셨어요. 본인은 어떠한 음악 멘토가 되고 싶은지, 또 누구의 어떠한 피드백들이 지금의 조영수 작곡가를 만들었는지 궁금합니다.
A. 누군가 나를 보면서 음악적인 부분을 닮고 싶다고 느끼는 것 이상으로 제가 걸어온 길, 제가 음악을 하면서 가진 가치관들을 동경하고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멘토가 되고 싶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 故이영훈 작곡가님이나 김형석 작곡가님을 보면서 작곡가로서 목표를 잡았었고요.

Q. 어떠한 마음으로 작업에 임하고 계신가요?
A. 대중들이 그 가수한테 가장 원하는 것과 현재 그 가수가 하고 싶은 음악, 현재 세상이 원하고 유행하는 음악을 다 취합해서 음악을 만듭니다. 개인적인 제 취향보다는 대중들과 가수가 원하는 음악으로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사진= 넥스타 엔터테인먼트 제공]



Q. "좋은 곡은 시간에 비례하지 않는다"고 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창작이라는 것은 물리적인 시간과는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순간의 집중력과 영감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그 한 곡을 쓰기 위해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이기찬의 ‘미인’이나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유산슬의 ‘사랑의 재개발’ 같은 곡은 곡을 쓰는 데 5~10분 정도가 소요돼서 거의 한방에 쓴 곡들인데요, SG워너비 4집 타이틀곡인 ‘아리랑’이라는 곡은 곡을 쓰는 데 한 달이 넘게 걸렸지만, 결과가 아쉬웠던 곡입니다.

Q. 본인이 생각하는 '작곡과 창작'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A. 보편성과 특별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것을 핵심으로 생각합니다.

Q. 음악은 우리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요소입니다. 위로를 전해주거나 감동을 주고 첫사랑을 떠올리게도 하죠. 돌아봤을 때 대중에게 가장 사랑받고 오래가는 음악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A. 진심이 담긴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요즘처럼 힘든 시대에는 음악이 위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는 음악은 공감이 따라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진심이 담겨야 한다고 봅니다.

Q. 직업인으로서 그리고 음악을 듣는 대중으로서 좋아하는 음악이 서로 어떻게 다른가요?
A. 대중음악 작곡가를 오래 하면서 점점 둘 사이가 좁혀지는 게 사실입니다. 대중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항상 고민하기 때문에 대중의 취향이 곧 저의 취향과도 닮아가는 게 현실이네요.
 

[사진= 넥스타 엔터테인먼트 재공]


Q. 세상에 노래를 잘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어떠한 가수가 오래 간다고 생각하시나요?
A. 가장 중요한 건 가창력보다는 개성 있는 목소리와 창법 그리고 음악의 감성을 전달하는 메신저로서의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뛰어난 가수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것 같습니다. 가창력은 연습으로 해결이 되지만 본인만의 목소리와 감성은 연습으로 얻기 힘든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Q. 작곡가께서는 어떠한 목소리를 좋아하시나요?
A. 오래 들어도 자극적이지 않고 편안하면서 어떤 곡을 불러도 가수 본인의 이야기인 것처럼 들리게 하는 가수의 목소리를 가장 선호합니다.

Q. 히트곡 메이커 조영수가 보여주는 작곡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A. “이 곡도 조영수가 썼어?”, “이런 곡도 조영수가 쓴 거야?”라는 말을 들을 때 작곡가로서 희열을 느낍니다. 다양한 음악을 하고 또 잘 해내는 작곡가가 되는 게 제 목표이자 방향이고요.

Q. 창작자로서 평소 어떠한 습관을 지니고 있나요?
A. 지나가는 사람, 어떠한 풍경, 어떠한 상황을 멍하니 지켜보면서 ‘저기에는 어떤 사연이나 상황이 있을까’ 추측하고 상상하는 습관이 있어요. 나름대로 제가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죠.

Q. 작곡가로서의 조영수, 심사위원으로서의 조영수, 사람으로서의 조영수는 어떠한 사람인가요?
A. 작곡가로서는 가수들이 오래오래 노래하고 사랑받을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 심사위원으로서는 작은 실수에 보석을 못 알아보는 일이 없도록 잘 보이지 않는 가치를 찾아 주는 사람, 사람으로서는 변함없이 한자리에서 묵묵히 요란스럽지 않게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Q. 마지막으로 각자의 분야에서 새로운 스토리를 쓰고 있는 창작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창작은 고통과 희열이 늘 공존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고통의 끝엔 달콤한 열매가 있다고 보고요. 조금은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저지르는 일들이 창작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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