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한이 없앨 핵시설은 5곳"…영변·풍계리 나머지 3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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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19-05-2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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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대통령 "북한 협상장에 2곳만 들고와 나머지 3곳 물었다" 첫 발언

  • 영변·풍계리 핵시설 사실상 노후화…강선, 분강 등 추가 거론

[사진=구글 위성자료]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이미 알려진 영변 외에 5곳의 핵시설이 있다고 발표하면서 북한에 위치한 추가 핵시설의 위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북한이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핵시설은 영변과 풍계리 등 2곳이다. 미국이 영변·풍계리 외 3곳의 추가 핵시설을 지목하면서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은 이 3곳의 핵시설 실존 여부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해외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월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내 핵시설 5곳 중 1∼2곳만 폐기하려하기에 내가 다른 3개는 어떻게 할꺼냐고 물었다"며 "김 위원장이 베트남을 떠날 때 '당신은 합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에게)협상을 할꺼면 '진짜 협상'을 하자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북한 비핵화 협상 당시 영변 외 '+α'를 요구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지만, 5곳이라는 구체적 숫자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시설 5곳이 어떤 성격의 시설인지, 위치는 어디인지 설명하지 않았지만 핵 전문가들은 이 시설이 핵무기 원료인 고농축우라늄을 만드는 우라늄 농축시설일 것으로 보고있다. 앞서 북한이 폐기 의사를 밝힌 영변 원자로는 플루토늄 생산시설이며, 풍계리 핵실험장은 수차례 발사시험으로 노후화 된 만큼 현재 북한에 큰 의미를 지니는 곳은 아니다.

때문에 미국은 북한이 영변 외 장소에서 고농축우라늄 시설을 가동하고 있다는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미국은 수십년동안 정찰위성 등 정보자산으로 북한이 은닉한 추가 핵시설을 파악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차장은 VOA를 통해 "핵무기 개발의 기본 운용 도식만 적용해도 북한의 핵 개발 시설은 최소 5곳"이라며 "영변 핵 시설과 풍계리 핵 실험장은 물론, 기술적으로 플루토늄 금속변환 시설, 우라늄 농축 시설, 육불화우라늄 금속변환 시설 등이 각각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알려진대로 영변에서는 우라늄과 플루토늄 등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핵분열 물질을 생산하고, 이를 추가로 가공해 실제 무기로 만들려면 서너 군데 시설이 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우라늄 농축시설 등이 위치한 장소로는 평양 외곽 천리마구역에 위치한 것으로 전해지는 강선 단지가 거론된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7월 워싱턴 소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를 인용해 북한이 영변 이외에 운영 중인 우라늄 농축시설은 '강성(송)'(Kangsong) 발전소로라고 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2010년부터 운영된 이 발전소의 이름을 '강선'(Kangson)이라고 밝혔다.

핵 폐기 전문가인 셰릴 로퍼 전 로스앨러모스 연구소 연구원 역시 "북한이 핵탄두 발파에 필요한 고성능 폭약 제조시설은 폭발 위험 때문에 따로 지어야 하므로, 핵 무기 개발에 직접 연관된 시설은 앞의 5개 시설에 더해 최소 6곳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란의 사례에서 관찰할 수 있듯이 북한도 똑같은 시설을 2곳씩 만들어 외부 정찰이나 공격을 피하려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변 핵 시설에서 가까운 서위리와 분강 지역도 고농축우랴늄 생산 시설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미 국방정보국 출신 브루스 벡톨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이날 VOA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영변군 서위리에 있는 핵 시설을 언급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역시 1993년 IAEA 소속으로 핵 사찰 갔을 당시 영변에서 약 10km 떨어진 곳에 또 다른 핵 시설의 존재를 파악했지만 북측 반대로 직접 사찰하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북한은 영변 외 지역에 우라늄 농축시설을 운영한다는 의혹을 인정한 적이 없다. 미국이 다른 용도의 시설을 핵시설로 오인했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충분한 사찰을 통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조정관은 VOA 인터뷰를 통해 "미국이 북한 핵 시설의 숫자를 파악하고 있다는 것은 향후 북핵 협상에서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며 "미국은 영변 폐쇄를 충분한 조치로 보지 않으며, 모든 핵 분열 물질 생산 시설을 폐쇄하고 불능화해야 북한의 비핵화를 인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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