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장 늘렸지만 수요 급랭"..세계 자동차 업체에 충격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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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8-12-2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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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1~11월 자동차시장 전년 동기대비 2% 역성장

  • 中 공장 늘리던 자동차 회사들 과잉설비 떠안아

[사진=EPA/연합]


중국에서 과감하게 공장을 늘리던 자동차 업체들이 휘청이고 있다. 끝없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던 세계 최대 중국 자동차 시장이 급격히 냉각되면서다. 업체들은 이제 심각한 과잉설비라는 고민을 떠안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타격이 큰 기업으로 미국 포드, 프랑스 푸조, 한국 현대차를 꼽았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중국 공장을 늘리자마자 시장의 급격한 위축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기업의 투자 확대 타이밍이 안 좋았다고 WSJ는 지적했다.

UBS그룹의 폴 공 애널리트는 “되돌아보면 (공장 신설이)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아무도 중국에서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 가능성을 염두에 두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가파른 성장을 구가했다. 2016년에는 자동차 판매 증가율이 14%에 달하면서 미국을 제치고 최대 시장에 등극했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중국으로 몰려들었고 토종 회사들도 급증했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육성도 시장 과열을 부추겼다. 

상황은 급격하게 반전됐다. 2017년에 시장 성장률이 3%까지 낮아지더니 2018년 1~11월에는 급기야 2% 감소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 미중 무역전쟁과 상하이 증시 추락 등에 따른 경기 악화는 수요를 더 짓눌렀다. PwC는 중국 내 자동차 공장의 생산능력이 연간 4300만대까지 늘어났지만 올해 생산은 2900만대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추산한다. 

중국이 휘청이면서 전 세계 자동차 시장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침체 위기에 빠졌다. 1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RBC캐피털마켓은 최신 보고서에서 전 세계 자동차 생산이 올 3분기에 전년비 2.9% 감소한 데 이어 4분기에도 약 4%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동차 시장이 2분기 연속 생산이 쪼그라드는 침체 국면에 빠지는 건 2009년 이후 처음이다. 

포드의 경우 지난해 중국에 7개째 공장을 지으면서 중국 내 생산능력이 연간 160만대까지 늘었다. 하지만 2016년 127만 대로 정점을 찍은 판매량은 지난해 6% 감소를 기록했다. 올해 1~11월에는 감소율이 34%에 달한다. 항저우에 소재한 포드의 한 공장에서는 일부 근로자들이 한 달에 며칠 밖에 일하지 않는다. 해고는 면했지만 월급이 220달러 정도까지 줄었다. 부업을 찾아나서는 직원들도 늘고 있다.

WSJ는 현대차 역시 작년 중국에 8개째 공장을 지으면서 생산능력을 확충했으나 판매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푸조도 동풍자동차와 파트너십을 맺고 중국에 공장 4개를 세워 시트로앵 등의 승용차를 생산하고 있다. 2015년 70만5000대의 최고 판매 기록을 세운 푸조는 올해 1~9월 기준 판매량이 20만5000대까지 곤두박질쳤다. 출근을 해도 할 일이 없는 근로자들은 기계를 돌리는 대신 청소를 하거나 중국 공산당 수업을 들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중국 공장을 닫는 기업도 나왔다. 올해 일본 스즈키 자동차는 손해를 보면서 계속 중국 공장을 돌리느니 철수가 낫다고 결정했다. 공 애널리스트는 WSJ에 아직 흑자를 내는 기업들도 공장 폐쇄를 “합리적 선택” 중 하나로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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