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투매 이제 시작"…험난한 통화정책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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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8-12-1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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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IS "최근 투매 단일 이벤트 아냐...통화정책 정상화 과정"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이 겪은 파란이 이제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정상화 행보로 저금리 자금 홍수 시대가 끝나는 데 따른 역풍이 한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국제결제은행(BIS)은 16일(현지시간) 낸 보고서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 더 많은 충돌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상(normal)'은 통화정책 정상화를 의미한다. 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10년 전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에 맞서 통화부양에 열을 올렸다. 기준금리를 제로(0) 또는 마이너스(-) 영역까지 낮춘 초저금리 기조 아래 시중 자산을 매입해 돈을 푸는 양적완화 등 평소 상상하기 어려웠던 비정상적인 대책이 쏟아졌다. 덕분에 시장에는 저금리로 쉽게 쓸 수 있는 자금, 이른바 '이지머니(easy money)'가 흘러넘쳤다. 그 사이 증시를 비롯한 자산시장은 랠리를 펼쳤다.

문제는 이지머니 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준은 이미 금리인상이 한창이고, 유럽중앙은행(ECB)은 예정대로 이달 말에 양적완화를 중단하기로 했다. 시간차가 다소 있을 뿐 다른 주요 중앙은행들의 통화긴축 행보도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BIS는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을 덮친 투매 바람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클라우디오 보리오 BIS 통화·경제 담당 책임자는 보고서에서 "우리가 이번 분기에 목도한 시장 불안은 단일 이벤트가 아니었다"며 "통화정책 정상화는 특히 무역긴장과 정치적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도전적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투매가 어쩌면 앞으로 닥칠 파란의 시작에 불과한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BIS는 지난 10월부터 두드러진 글로벌 금융시장의 투매가 점점 빠듯해지고 있는 통화정책과 경기둔화 위협에 투자자들이 적응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똑같은 악재가 한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으니, 시장 불안도 수개월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BIS는 특히 주식시장이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 행보에 취약하다고 봤다. 불안해진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 대한 가격 재평가에 나서면서다.

BIS는 세계 경제가 직면한 또 다른 도전으로 미·중 무역전쟁,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비롯한 정치적 불확실성, 미국 정크본드(투자부적격 등급 채권) 부실 위험, 유럽 은행권의 취약성 등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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