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투신..."끝까지 해보자 했지만...상당한 압박감 느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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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기자
입력 2018-12-0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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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 "매운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 [사진=연합뉴스]]


세월호 유가족 등 민간인 사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 7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검찰 수사에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전(前) 정권과 관련해 ‘적폐 수사’를 받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람은 이 전 사령관이 세 번째다.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이 전 사령관은 이날 오후 2시 48분쯤 서울 송파구 문정동 오피스텔 13층에서 건물 내 1층 로비로 투신했다. 지인 사무실을 들렀다 나오던 길이었다.

투신 지점에서 나온 유서에는 ‘세월호 사고 때 기무사와 기무부대원들은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했다’, ‘5년이 다 지나가는 지금, 그때의 일을 사찰로 단죄한다니 정말 안타깝다’,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는 것으로 하고, 모두에게 관대한 처분을 바란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전 사령관은 2014년 기무사 내에 ‘세월호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유가족 동향을 사찰하라고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을 받았다. 검찰은 이 전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지난 3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법원은 구속할 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 전 사령관의 변호인인 임천영 변호사는 이날 시신이 안치된경찰병원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세월호 구조‧탐색에 군인 36만명이 투입돼 기무사가 활동을 도왔는데, 자신이 죄인 취급을 당하고 수사받는 것에 대해 아주 억울해했다”며 “한번 끝까지 해보자고 했지만 (수사 과정에서) 상당한 압박감을 느낀 것 같다”고 했다.

임 변호사는 유서 내용을 두고 “지난번처럼 모든 책임을 사령관이 지겠다는 결과로 (보이는데) 이런 결과가 오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했다.

앞선 지난 3일 이 전 사령관은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불법사찰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모든 공은 부하에게 책임은 나에게’라는 말이 있다”면서 “그게 지금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전 사령관이 마지막으로 검찰에 불려 나와 조사를 받은 것은 지난달 27일이었다. 이 전 사령관은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군인으로서 오랜 세월 헌신해온 분의 불행한 일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그룹 회장과 육사 37기 동기이기도 한 이 전 사령관은 기무사령관으로 임명될 때 ‘군실세’라는 평을 들었다. 이 전 사령관은 지난 3월 EG그룹 사외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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