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강남, 탄력받는 강북…폭염만큼 뜨거운 서울 주택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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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18-08-0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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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권, '개포주공'·'잠실주공' 등 재건축 저가매물 소진되며 호가 상승

  • 강북권, 강남권과 갭메우기에 서울시 용산·여의도 개발 소식 더해지며 고공 행진

[사진=아주경제 DB]


최근 기록적인 폭염만큼이나 서울 주택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4월 정부 양도세 중과 조치 이후 상대적으로 주춤했던 강남 일대는 최근 거래가 조금씩 살아나며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는가하면, 국지적 개발호재가 풍부한 강북권은 수요층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며 뚜렷한 고공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서울 시장 활황세는 통상적 비수기로 일컬어지는 휴가 시즌에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1년차를 맞이한 '8·2 부동산 대책' 약발이 사실상 떨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5일 부동산114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변동률은 지난 3일 기준 0.11%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은평 0.43% △관악 0.32% △양천 0.26% △구로 0.22% △성북 0.19% △동작 0.17% 등 순으로 오르는 등 비(非)투기지역 강세가 두드러졌다.

강북 일대의 경우 강남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시세가 부각되며 연초부터 실수요층 유입에 속도가 붙고 있다. 또 구도심 곳곳에 정비사업이 이뤄지면서 투자수요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강남권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입지 및 인프라를 갖춘 용산과 여의도 일대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통합개발 발표 이후 문의가 급증하며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추세다. 특히 용산 한남뉴타운에서 규모가 가장 큰 한남3구역의 경우 소형 지분이 3.3㎡당 1억원을 웃돌고 있지만 매물이 없다. 이는 작년 말 대비 3.3㎡당 무려 3000만원가량 상승한 것이다.

또 금주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은평의 경우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 선정되면서 은평뉴타운을 중심으로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진관동 '은평뉴타운 상림 4·6·7·8단지'와 '은평뉴타운 박석고개 12·13단지' 등은 아파트값이 불과 1주 만에 500만~1000만원가량 일제히 올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비강남권 아파트 상승세가 가파르긴 하지만, 진입 장벽은 여전히 강남에 비해 낮다"며 "특히 비강남권은 보유세 인상 문제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실수요층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이뤄진다는 점도 비강남권 시장의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4월 1일 양도세 중과 시행 이후 소강상태를 보였던 강남권도 최근 뚜렷한 상승 반전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3일 △강남(0.11%) △강동(0.14%) △송파(0.08%) △서초(0.05%) 등 강남 4구 아파트값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재건축 상승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서울 재건축 변동률은 0.27%를 기록했던 올해 4월 1주차 이후 4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0.18%를 기록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7단지', 대치동 '은마',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등 전체 재건축 시장을 견인하는 단지들의 저가매물 소진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정부의 보유세 개편안 발표 이후 매도자들이 "견뎌볼 만하다"는 인식을 가지게 된 것도 강남권 시세 반등에 한몫 하고 있다.

잠실동 S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지난 6월까지 거래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었지만 지난달 정부의 보유세 개편안 공개 이후 세금 부담이 생각보다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매도자들에게 안도 심리가 형성됐다"며 "연초 19억원대 중반 수준이던 이 단지 전용면적 82.51㎡는 지난 6월 1억원 이상 떨어졌다가, 최근 매물이 소진되면서 다시 연초 수준 가격을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강남 재건축 가늠자 역할을 하는 은마도 불과 1개월 만에 상황이 바뀌었다. 전용 76.79㎡는 6월 초만 해도 시세가 14억원대 후반 선에 머물렀으나, 현재 16억원대 초반 수준까지 호가가 치솟았다.

대치동 일대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은마가 강남권 내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재건축이다 보니 약간의 소식에도 탄력을 받는 경향이 있다. 또 최근에는 워낙 매물이 없어 호가가 그대로 시세로 굳어지곤 한다"며 "아무래도 최근 박원순 시장 발언이 비강남권은 물론 강남권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따지고 보면 여의도나 용산은 강남에서 그리 먼 지역이 아니다. 개발압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집주인들의 기대심리가 강하다"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여의도·용산 개발 계획이 서울 거래시장 기대심리를 자극해, 연말까지 최소 강보합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시장 규제가 강화될수록 '옥석 가리기' 현상이 심해져, 수요가 서울로 더욱 쏠릴 우려가 있다"며 "또 최근 여의도 및 용산 개발 발표는 저변에 잠재된 수요층의 매수심리에도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올 하반기 서울 주택시장은 최소 냉각될 일 없이 꾸준히 거래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서울 아파트값이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지 여부는 지켜봐야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용산 및 여의도 개발 소식이 서울 전역 오름폭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를 제외하면 강북 일대는 강남과의 가격 갭메우기에 따른 모양새가 강해, 시장 대세 상승반전을 논하긴 이르다. 게다가 정부가 향후 시장 과열 시 얼마든지 추가 규제 시그널을 보낼 가능성이 높아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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