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트럼프 영국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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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8-07-15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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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가는 곳마다 시위

  • 여왕과의 만남에서는 결례 논란

13일(현지시간)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문에 항의하는 시위가 대규모로 벌어졌다. [사진=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부터 나흘 일정을 영국을 방문했다. 취임 후 첫 공식방문이었다. 어딜 가건 그는 화제의 중심이었다. 테리사 메이 총리가 추진하는 소프트 브렉시트 저격부터 대규모 반트럼프 시위, 왕실 예법 위반 논란까지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 가는 곳마다 시위

트럼프 대통령의 발길이 닿는 곳엔 시위대가 있었다. 영국 도착 전부터 영국 전역에서 반트럼프 시위가 예약돼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예고 소식과 관련, “영국인은 나를 무척 좋아할 것이다. 이민 문제에 대해 나와 생각이 비슷하기 때문”이라며 의연하게 받아쳤다.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의회 인근 광장에서는 6m짜리 베이비 트럼프 대형 풍선이 날아올랐다. 시위대가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에 항의하기 위해 준비한 이벤트였다. [사진=AP/연합]


12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시위가 잇따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13일에는 런던 시가지 위로 기저귀를 찬 아기 트럼프가 잔뜩 화가 난 표정을 한 6m짜리 대형 풍선이 떠올랐다. 주최 측은 트럼프가 즐겨쓰는 방식인 '조롱'을 통해 항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13일(현지시간) 한 그린피스 시위대가 노란색 현수막에 "트럼프는 평균 이하"라고 적은 뒤 트럼프 대통령의 턴베리 리조트 호텔을 근접 비행했다. [사진=AP/연합]


시위는 스코틀랜드까지 번졌다. 14일 에든버러 거리에 약 1만명의 시민들이 나와서 가두행진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소유한 스코틀랜드의 턴베리 리조트에서 골프를 치면서 휴식을 가졌는데, 그 주변으로도 시위대가 몰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을 향해 야유하는 시위대에 손을 흔드는 여유를 과시했다.

13일 저녁에는 그린피스 시위대 한 명이 “트럼프는 수준 이하”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달고 패러글라이드를 탄 채 턴베리 리조트 호텔 주변까지 접근하는 시위를 벌여 보안 논란이 불거졌다. 

◆ 여왕과의 만남에 지각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여왕을 예방했을 때에는 결례 논란으로 떠들썩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여왕과의 만남에서 12분이나 늦었다. 트럼프 대통령보다 20세 많은 92세의 엘리자베스 여왕은 서서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기다렸고 중간에 시계를 보면서 시간을 확인하기도 했다. 

왕실의 예법에 어긋난 인사도 도마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는 여왕과 악수로 인사를 나누었는데, 여왕에게 머리를 숙이거나 무릎을 약간 굽히는 식의 인사를 하는 것이 맞는 예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윈저 궁에서 왕실 의장대를 사열하는 엘리자베스 여왕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


이보다 민망한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왕과 왕실 의장대 사열을 준비하면서 빚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왕보다 먼저 걸어나가 자리를 잡은 것. 여왕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치를 손짓으로 안내했지만 앞서 나간 트럼프 대통령이 보지 못하자 포기한 듯 그를 돌아서 자리를 잡아야했다.  

사열을 시작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여왕보다 조금 앞서 걸었다. 영국 왕실의 예법에 따르면 여왕에게 등을 보이거나 여왕의 길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현지 매체들은 지적했다. 여왕의 남편인 필립 공도 공식행사에서 여왕보다 두 걸음 정도 뒤따라 걷는다. 

◆ "보리스 존슨은 훌륭한 총리감"..메이에 굴욕

트럼프 대통령은 소프트 브렉시트를 추진 중인 메이 총리를 향해 유럽연합(EU)과 완전히 결별하라며 하드 브렉시트를 압박해 내정간섭이라는 논란을 빚었다.
 

13일(현지시간) 공동 기자회견을 위해 이동하는 테리사 메이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 [사진=AP/연합]


12일 공개된 영국 대중지 더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메이 총리에게 “영국이 어떻게라도 EU와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다면 미국과의 무역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EU와의 완전 결별을 압박했다. 

또한 그는 대표적인 하드 브렉시트 지지자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에 대해 “무척 재능있는 친구”라면서 “훌륭한 총리감”이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총리의 기반 약화를 노린 전례 없고 비외교적인 개입“이라면서 불쾌감을 표현했다. 특히 논란의 인터뷰가 공개되던 시간 메이 총리는 런던 블레넘 궁전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해 성대한 환영행사를 열고 있었기에 가뜩이나 입지가 위축된  메이 총리로서 '굴욕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루 뒤 트럼프 대통령은 더선의 인터뷰 내용과 관련, 인터뷰 내용 중 일부만 부각시킨 가짜뉴스라고 해명했다. 또한 메이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 놀라운 여성이 환상적인 일을 하고 있다. 우리의 관계는 최상의 특별한 관계"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지 매체들은 외교에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일관적이지 못한 특징을 부각시키는 예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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