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김구 증손자 "임시정부 100주년, 한중 축제로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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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8-04-1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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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만씨 "中 임정 유적지 모두 둘러볼 것"

  • 한중 소통강화 계기, 한반도 평화 협력해야

  • 시민 주도형 100주년 행사 만드는데 전념

지난 1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임시정부 수립 99주년 기념 행사에서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인 김용만씨(가운데)가 애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기립해 있다. [사진=이재호 기자]


지난 13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임시정부 수립 99주년 기념 행사장. 행사에 참석한 백발의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너나없이 손을 꼭 잡고 반갑게 인사하는 30대 초반의 젊은이가 있었다.

"네가 용만이구나."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인 김용만씨(33). 훤칠한 키에 큰 체격까지, 거구였던 증조부를 빼닮은 그에게서 임시정부 수립과 대한민국 건국의 초석이 된 김구 선생의 체취를 느껴보려 한 것일까.

상기된 얼굴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응한 김씨는 "너무나 가슴이 벅차다"며 중국에서 열린 기념 행사에 처음 참석한 소회를 전했다.

상하이와 충칭 등 중국 내 8곳의 임시정부 유적지를 모두 둘러볼 계획이라는 그는 "임시정부 수립과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내년에는 한국과 중국이 멋진 축제처럼 함께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임시정부 100주년 계기, 한·중 관계 더 긴밀해져야

이날 기념 행사 직전에는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내에서 '백범 김구 특별 사진전'이 개막됐다.

김씨는 이해찬·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 등과 함께 김구 선생의 후손 자격으로 개막식 테이프 커팅에 참여했다.

그는 "중국은 대학 때 여행을 왔던 게 전부"라고 쑥스러워 한 뒤 "이제부터 상하이부터 충칭까지 임시정부 유적지들을 차차 둘러볼 것"이라고 말했다.

임시정부는 1919년 4월 상하이에서 처음 수립된 이후 항저우(1932년)와 난징(1937년), 창사(1937년), 광저우(1938년), 치장(1939년) 등으로 옮겨 다니다 1940년 충칭에 마지막 보금자리를 틀었다.

현재 중국에는 임시정부 유적지 8곳이 보존돼 있다.

김씨의 얘기처럼 내년에는 한·중 양국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소통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노영민 대사는 "임시정부 청사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중국 측의 지원 덕분에 잘 보존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최고 지도부인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단 7명 중 한 명이자 국무원 상무부총리인 한정(韓正)은 임시정부와의 인연이 각별하다.

임시정부 청사가 소재한 상하이 루완구(2011년 황푸구로 편입) 구장을 시작으로 상하이 부시장과 시장, 서기 등을 지낸 한정은 청사 보존에 누구보다 앞장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그에게 직접 고마움을 전했을 정도다.

노 대사는 "최근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개최 등 기적처럼 찾아온 기회를 잡아 한반도 평화를 달성해야 한다"며 "중국과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고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임시정부 수립 99주년 기념 행사에서 한 독립유공자 후손이 제공한 백범 김구 선생의 사진이 소개되고 있다. [사진=이재호 기자 ]


◆김씨 "백범 증손자로서 역량 닿는 한 기여할 것"

김씨는 지난해 서울시가 3·1운동 100주년 기념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구성한 1기 시민위원 310명의 단장을 맡았다.

평소 3·1운동을 '혁명'으로 고쳐 불러야 한다고 주장해 온 그는 "최근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서울시 차원의 활동은 중단된 상태"라며 "다만 토론회와 유적지 답사 및 개발 등의 행사는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 차원의 이벤트를 넘어 시민들이 주도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며 "내년까지는 기념 사업 준비에 매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씨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각각 김신 전 공군참모총장과 김양 전 국가보훈처장이다. 김구 선생의 뒤를 이어 국가를 위해 헌신했던 셈.

김씨에게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는 향후 계획을 물었다. 그는 "그 동안의 활동 성과가 어떤 평가를 받을 지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백범 김구의 증손자로서 기여할 부분이 있다면 역량이 닿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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