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엔터프라이즈] 끝이지 않는 '수수료·광고비 잡음', 배민 김봉진은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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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예 기자
입력 2018-02-27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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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진 대표.[사진=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배달앱 배달의민족의 '중개수수료 폐지'를 발표한 지 2년 6개월이 지났다. 매출의 3분의1을 차지하던 수익모델을 버리겠다는 김 대표의 폭탄선언에 시장에서는 우려가 쏟아졌고, 당시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었던 우아한형제들은 실패의 고배도 마셔야 했다. 한창 폭발적인 성장세가 점쳐지던 배달앱이 가장 큰 수익모델을 버리겠다니, 미래 성장 가능성이 보일리 만무했기 때문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이에 '광고비'에 수익을 집중시키기로 했다. 그동안 자영업자들은 전단지나 '1588' 대표번호 등의 광고·홍보수단을 사용해왔고, 2015년 기준 월 평균 70만원을 전단지 제작·배포에 투자하고 있었다. 이를 배달의민족이라는 음식 주문중개 플랫폼으로 옮기기로 한 것이었다.

결국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여름 기준 월 평균 13만원의 광고비를 내고 4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창출할 정도로 광고효율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 전단지 광고 대비 광고효율이 30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실패할 것이라는 시장의 비판 속에서도 배달의민족은 업계 추정 점유율 50% 이상의 1위 배달앱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중개수수료 폐지와 수익모델 전환 성공으로 순탄한 길이 열리는가 했지만, 우아한형제들은 아직도 수수료·광고비와 관련해 주기적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에는 결제수수료 논란에 한 방, 비싼 광고비로 소상공인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는 비판에 또 한 방을 맞았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이 얘기(수수료와 광고비)는 배달의민족이 사라지지 않는 한 계속될 것 같다"며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 자영업자들은 '광고비에 허리가 휜다'니

자영업자들은 배달앱 수수료나 광고비로 얼마를 지출했다는 이야기만 하지, 그렇게 해서 얼마를 벌었는지는 말하지 않는다고 배달 O2O 업계 관계자들은 불평한다. 배달앱과 같은 O2O 중개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단순히 수수료나 광고비용 부담만을 말할 것이 아니라 투자 대비 수익(ROI) 개념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일부 소상공인 관련 단체에서는 배달의민족을 비롯해 요기요, 배달통 등 배달앱을 이용하는 데 드는 수수료, 광고비 부담이 너무 커서 힘들다는 주장을 계속 반복하는 상황이다.

류진 우아한형제들 홍보이사는 광고비에 대한 비판에 "객관적인 근거에 기반한 건설적인 비판은 겸허히 수용해야 하겠지만, 근거 없는 공격에는 실제 데이터를 통해 반박하고 사실관계를 바로잡을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배달의민족에 유료 광고를 집행하는 업주는 총 4만8710명이다. 배달의민족에 등록된 전국 배달업소는 약 18만개이고,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집계에 따르면 전국의 배달음식 업주(인허가 기준)는 25만~30만명에 이른다. 즉, 배달의민족에 광고비를 내고 있는 업주는 전체 배달음식 업주의 5분의1 정도가 된다.

이 중 비판을 받고 있는 입찰 광고 형태인 '슈퍼리스트' 이용자는 4914명이다. 이들은 1인당 평균 75만원의 광고비를 지불하고 있다. 이를 모두 합산했을 때 전체 배달의민족에 광고하는 업주 1인당 평균 비용은 13만원 수준이라는 것이 배달의민족 내부 데이터 분석이다.

배달의민족은 이러한 비용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저렴하고 효율이 좋다고 주장한다. 배달의민족 플랫폼을 사용하기 위한 중개수수료를 내지 않고도 평균 13만원의 광고비를 지불하면 30배 수준의 수익을 얻는다는 데이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배달의민족을 통해 발생한 거래액은 약 3조원으로, 배달의민족에 등록된 약 5만개의 음식 업소가 배달의민족을 통해서만 총 3조원의 매출을 얻었다. 여기에 우아한형제들 추정 배달의민족의 작년 매출액(배달업소로부터 받은 광고비)이 약 1500억원이라고 봤을 때, 이를 광고비가 아닌 수수료라고 친다면 3조원의 매출 창출 효과를 일으켜준 대가로 배달의민족이 5% 수준의 수수료를 받은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게다가 해당 매출액에는 배달 업소로부터의 광고비 이외에 신용카드사, PG사 등 온라인 상에서의 전자결제 과정에 뒤따르는 외부결제수수료 3%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 배달의민족이 가져가는 순수 매출액은 4.7% 정도가 된다. 경쟁사가 중개수수료에서 최대 12.5%를 가져가고 있는 것과 비교해도 현저히 적은 수치다.

경기도 부천시에서 치킨배달업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기업이 땅 파서 장사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다른 업체들과 비교해도 배달의민족이 양심적으로 운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전했다.

◆ 배달의민족은 '중개수수료'가 0%, 외부결제수수료는 있다

미주, 유럽의 음식 주문배달 서비스 딜리버리히어로나 저스트잇, 그럽허브-심리스, 딜리버루, 우버이츠, 중국의 어러머, 메이투안 등은 적게는 10%대, 많게는 30%에 이르는 중개 수수료에도 별다른 저항을 받지 않고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국내 2, 3위 배달앱인 요기요, 배달통의 모회사인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는 작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 상장한 시가 총액 기준 글로벌 1위 업체며, 요기요의 경우만 해도 국내에서 중개수수료를 받고 있다.

다른 기업들과 비슷하게 배달의민족도 6% 수준의 중개수수료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수수료가 소상공인을 힘들게 한다'는 배달앱 관련 부정 여론이 등장했고, 김봉진 대표가 2015년 8월 주문 중개수수료를 전면 폐지한다고 발표하며 해당 논란을 잠재웠다. 당시 김봉진 대표는 '수수료 0%' 선언 이후 "당장 다음 달 구성원 월급 지급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재무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개수수료를 없앴더니, 이번에는 외부결제수수료가 도마 위에 올랐다. 우아한형제들이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더니, 외부결제수수료의 일부를 챙기고 있다는 이야기가 번지면서다.

사세가 커짐에 따라 현재는 외부결제수수료 3% 중 전자결제대행업체(PG)가 가져가는 2.5%를 제외한 0.5%를 정산·운영 등 관리비 명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 발단이었다. 배달의민족도 처음부터 운영비 명목으로 0.5%를 사용했던 것은 아니었다. A 대형 PG사와는 3.3%로 계약하고 B 소형 PG사와 2.8%로 계약하는 등 여러 PG사들과의 수수료율 평균을 내도 자영업자에게 3% 수수료율을 제공하려면 오히려 배달의민족이 손해를 봐야하는 상황이었다.

외부결제수수료는 자영업자와 소비자 사이의 신용카드 결제·휴대폰 소액결제·포인트 결제·간편결제 등 전자상거래상 결제방식에 따른 수수료로, 그동안 배달의민족은 자영업자에 3%의 동일한 수수료율을 제공하는 2차 PG사 역할을 해온 바 있다.

자영업자와 PG사가 직접 계약을 하게 되면 수수료가 2~5%로 업체에 따라 다양하게 발생하고 일일이 계약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배달의민족이 PG업체들과 계약해 3%의 일괄적인 수수료율을 제공하게 되면 자영업자가 대형 PG사와 직접 계약했을 때 발생하는 최대 5% 수수료 부담을 소폭 줄여줄 수도 있고 수고도 덜게 된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현재 배달의민족과 거래하는 PG사가 20여개이며 결제수단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중개 플랫폼이 2차 PG사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자영업자들을 일일이 PG사들과 계약을 해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0.5%의 관리비도 인건비, 정산, 서버관리 등 관리비에 모두 사용돼도 부족한 금액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 김봉진 대표 "배민, 초심으로 돌아가자"

배달의민족의 월 주문 수는 2014년 500만건 돌파 이래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5년에는 750만건, 2016년에는 1000만건을 넘어 최근에는 월 1500만건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용자 수도 크게 늘었다. 불과 2년 전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300만명대에서 정체를 맞으며 안팎으로 '더 이상 이용자 기반 확대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을 일으켰던 것이 무색하게, 배달의민족 데이터 기준 월간 이용자 수는 지난해 500만명을 넘어섰다.

김봉진 대표는 이러한 성장세 속에서 올해 상반기 배달의민족이 '백투베이직(Back to Basics)', 초심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갖기를 주문했다.

이에 배달의민족은 배달앱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배달업소에 더 큰 매출 증대 효과를 제공할 수 있도록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배달의민족은 현재 장애 예방 및 원활한 서비스 제공을 위한 다양한 작업을 비롯해 이용자 고객이 안심하고 음식을 배달받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정책적·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하고 신뢰할 만한 리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클린 리뷰' 캠페인 등을 진행 중이다.

류진 이사는 "배달 음식 중개 플랫폼으로서 이용자와 배달업소 양쪽에 두루 더욱 큰 혜택을 드릴 수 있도록 내실을 다지고 미래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올해 회사에서 '기본으로 돌아가자(Back to Basic)'와 '미래 기술에 투자하자'는 두 가지를 중심 기조로 잡은 것도 바로 그런 취지"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함께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에도 꾸준히 집중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과 자율주행 기반 로보틱스 기술을 두 축으로,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이미 작년 3월 시작한 '배민데이빗' 프로젝트를 통해 작년 말 네이버 인공지능 스피커 클로바와 연계해 음성 인식 배달 주문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또한 작년 하반기부터 비밀리에 진행해 온 자율주행 기술 기반의 음식배달 로봇 개발은 향후 몇년간 지속될 중장기 프로젝트로 접근하고 있고, 조만간 실내 주행 환경에서의 연구 테스트용 시제품을 내놓고 본격적으로 진척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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