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가계, 흔들리는 가정] 빈곤, 폭력, 이혼에 흔들리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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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1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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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 부담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중산층 빈곤이란 딜레마로 이어지는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책가방을 멘 학생들이 바쁜 걸음으로 걸어가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우리사회가 가정 해체의 형식적 완결판인 이혼을 권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혼이 삶의 종국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구가하지만 소득 양극화에 따른 상대적 빈곤과 갈등 그에 따른 가정 폭력이 만연하면서 이혼으로 이어지는 가정 해체의 구조화도 가속화 하고 있다. 젊은 층에선 단순 성격차로 인한 이혼도 만연한 세태다.  

특히 과도한 사교육비는 가계부채 문제와 함께 실제 쓸 수 있는 가처분 소득을 줄이는 중산층의 빈곤이란 딜레마로 이어지고 있다. 경제적인 문제가 가정폭력과 이혼으로 이어지는 가정해체 구조의 제일 밑단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 사교육비 또한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인식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3면]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우리나라의 이혼건수는 11만5500건을 기록, 전년보다 200여건 증가했다. 과거 정점인 2003년 16만6000여건이 감소한 수치지만 서울서만 매년 2만여쌍이 이혼을 하고 있는 높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를 나타내는 조이혼율은 2.3명을 기록했다.

이혼 전 결혼 지속기간은 평균 14.3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생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는 40대 초·중반에 가정 해체의 나락으로 내몰리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이혼사유는 40% 이상이 성격차이를 들었고, 경제적인 요인이 12% 가량으로 두 번째를 기록했다.  좋은이웃 법률사무소 배재철 변호사는 "최근 다양한 연령에 걸쳐 이혼소송이 많은데 가치관 차이나 성격 문제는 젊은층, 노년층은 재산 분할 및 경제적 요소가 주요 원인"이라며 "가정해체를 막으려면 소통을 늘리고 조정 제도로 원만히 해결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정 붕괴의 대표적인 원인인 가정내 폭력 문제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가 집계한 '가정폭력 발생 현황'자료를 보면 가정폭력 건수는 2011년 6848건에서 2012년 8762건으로 늘었고, 그 다음해 2배 수준인 1만6785건으로 확대됐다.

가정폭력이 이혼이란 가정 해체로 이어진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개그맨 서세원씨와 서정희씨 부부의 경우다. 서정희씨는 법정에서 "30년간 결혼생활을 (서세원씨의) 무차별적인 폭력에 포로처럼 살았다"고 털어놨다. 서세원씨는 아내를 폭행한 혐의로 징역형을 받았다. 

중산층의 빈곤 딜레마는 주택담보대출 등에 따른 과도한 가계부채는 물론 사교육비 부담도 중요한 원인으로 자리잡았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학생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는 33만5000원, 사교육 참여율은 74.4%를 기록했다. 서울 학생 10명 가운데 3명(26.4%) 가량은 한 달 50만원이 넘는 비용을 학원 등 사교육시장에 지출했다. 경제적인 문제가 가정 해체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란 점에서 사교육비로 인한 중산층의 빈곤 딜레마는 사회의 허리격인 중산층의 가정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 사교육없는세상만들기의 안상진 부소장은 "대학의 서열화에 이은 고등학교의 서열화가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과도한 학습부담을 줄이는 입시제도, 넓게는 교육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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