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배우 안재현의 방송 발언을 두고 이 같은 논쟁이 다시 불거졌다.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 '알딸딸한참견'에는 '선 넘은 손병호 게임. 강소라 15일 프러포즈 썰 공개. 알딸참 시즌2 EP.5'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서 출연진은 질문에 해당하면 손가락을 접는 '손병호 게임'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허경환은 "나는 결혼식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고, 안재현은 곧바로 손가락을 접었다. 주변 출연진이 잠시 당황한 반응을 보이자 안재현은 "나 결혼식 안 했다"고 설명했다. 안재현은 2016년 배우 구혜선과 결혼했으나 당시 별도의 결혼식을 올리지 않고 비용을 기부했다. 두 사람은 이후 2020년 이혼했다.
이혼 후 방송에 복귀한 안재현은 여러 예능과 유튜브 콘텐츠에서 자신의 결혼·이혼 경험이 연상되는 상황에 놓여왔다. 이에 구혜선은 지난해 자신의 SNS를 통해 전 배우자와의 이혼 과정이 계속해서 예능과 기사 제목에 소환되는 데 불편함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지속적이고 간접적인 언급은 비겁한 일"이라며, 이혼을 둘러싼 반복적 소비가 당사자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재균을 둘러싼 재혼 토크도 비슷한 맥락에서 갑론을박을 낳았다. 5월 1일 방송되는 MBN·채널S '전현무계획3'에서는 전현무, 곽튜브, 황재균의 문경 먹트립이 그려진다. 방송에 앞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전현무는 황재균에게 "또 여자를 만나야 한다"며 재혼 토크를 꺼냈고, 황재균은 당황한 반응을 보였다. 황재균은 2022년 12월 그룹 티아라 출신 지연과 결혼했으나, 2024년 11월 20일 서울가정법원에서 이혼 조정이 성립됐다.
황재균은 2025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뒤 예능을 통해 대중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 그러나 이혼 후 방송 출연 때마다 연애와 재혼 이슈가 반복적으로 언급되면서 일각에서는 전 배우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혼은 한 사람의 현재이자 과거일 수 있지만, 동시에 다른 한 사람의 사생활이기도 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흐름은 특정 스타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방송가는 이혼을 하나의 예능 코드로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은 탁재훈, 임원희, 이상민, 김준호 등 이혼 경험이 있는 남성 출연자들의 토크를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이었다. 2021년 7월 첫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돌싱'이라는 정체성을 프로그램의 핵심 콘셉트로 삼았고, 2025년 12월 213회를 끝으로 종영할 때까지 4년 넘게 방송됐다.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도 이혼 예능 대중화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2020년 첫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실제 이혼한 부부가 다시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는 형식으로 화제를 모았다. 첫 방송부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이혼 이후의 관계를 관찰 예능의 소재로 끌어올렸다. MBN '돌싱글즈' 역시 이혼 경험이 있는 남녀의 연애와 동거를 다루며 여러 시즌을 이어왔다.
이혼 후의 삶을 관찰하는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TV조선 '이제 혼자다'는 전노민, 조윤희, 최동석, 이윤진 등 이혼을 경험했거나 이혼 절차를 밟은 인물들의 일상을 다뤘다. 제작진은 이혼의 이유나 과정이 아닌, 다시 혼자가 된 뒤의 삶과 재도약을 조명하겠다는 취지를 내세웠다.
최근에는 TV조선 'X의 사생활'이라는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지난 3월 17일 첫 방송된 'X의 사생활'은 이혼한 전 배우자의 현재 일상과 새로운 관계를 또 다른 전 배우자의 시선에서 지켜보는 리얼 관찰 예능이다. 이혼 이후의 삶과 관계 정리를 조명한다는 취지를 내세웠지만, 전 배우자의 사생활을 관찰하는 포맷 자체가 이혼 예능의 자극성과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혼이 방송 소재로 확장된 배경에는 달라진 사회 분위기도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2025년 이혼 건수는 8만 8130건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3.3% 감소했지만, 이혼은 더 이상 극히 예외적인 사건으로만 여겨지지 않는다. 혼인지속기간 30년 이상 부부의 이혼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등 이혼의 양상도 다양해지고 있다.
대중의 반응이 엇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쪽에서는 "이혼도 당사자의 인생 경험인데 숨길 이유가 없다", "과거보다 솔직한 이야기가 가능해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이혼을 낙인처럼 숨기는 대신, 웃음과 고백을 통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변화로 보는 시선이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이혼이 지나치게 쉽게 소비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전 배우자가 같은 업계에 있거나, 이혼 과정이 공개적으로 갈등을 빚었던 경우에는 이야기가 한 사람의 자기고백에 그치지 않는다. 발언 한마디가 곧바로 상대방의 이름과 과거 사건을 다시 소환하기 때문이다.
쟁점은 이혼을 말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다. 문제는 어디까지, 어떤 방식으로 말하느냐다. 자신의 경험을 유머로 승화하는 것과, 상대방까지 함께 노출되는 사생활을 반복적으로 소비하는 건 다르다. 방송이 이혼을 더 이상 금기시하지 않는 것은 변화일 수 있지만, 그 변화가 누군가의 상처를 다시 꺼내는 방식으로만 작동한다면 불편함은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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