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못 잡으면 도태"···재계, 챗GPT·클로드 도입하며 'AX 가속페달'

  • 삼성, 16일 글로벌전략회의서 AI 활용 방안 논의

  •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누가 더 빨리 배우느냐가 중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지난해 10월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글로벌 AI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한 상호 협력 LOI의향서 체결식’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악수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지난해 10월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글로벌 AI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한 상호 협력 LOI(의향서) 체결식'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악수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요 기업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을 사내 업무에 전면 도입하며 AI 전환(AX)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과거 정보 유출과 보안 우려를 이유로 외부 생성형 AI 활용에 보수적이었던 재계가 AI 기술력에 대한 냉정한 현실을 받아들이며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6일부터 3일간 상반기 글로벌전략회의를 열고 주요 경영진들과 AX 전략을 핵심 의제로 다룰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모바일·가전 등 사업을 맡고 있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챗GPT, 구글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앤트로픽 클로드에 대한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12일 노태문 DX 부문장(사장)은 임직원에게 "외부 생성형 AI 도입은 단순히 업무 도구로서 AI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하는 방식과 실행 속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출발점"이라며 AI 서비스 3종을 사내에 공식 도입하기로 밝혔다.

특히 삼성전자는 외부 AI에 대한 개방성과 함께 자체 AI 역량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임직원 2500여 명의 사내 테스트를 거쳐 자체 개발 모델인 '가우스 AI'를 맞춤형으로 동시 투입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최근 최고경영자(CEO) 타운홀 미팅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MS) 365 코파일럿과 챗GPT 엔터프라이즈 도입 계획을 공식화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AI 시대에는 누가 더 빨리 배우고 변화하는지가 중요하다"며 핵심 기술과 무관한 영역부터 단계적으로 외부 AI를 도입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재계의 AX 전략은 단순히 빅테크 솔루션을 그대로 사용하는 단계를 넘어 기업 맞춤형 인프라 구축과 내재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자체 보유한 방대한 내부 데이터와 결합한 '맞춤형 프롬프트 엔진'이나 사내 특화형 거대언어모델(LLM)을 결합해 활용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정보 유출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철저한 가상 보안망(VPC)을 구축하고 엔터프라이즈 전용 보안 계약을 체결하는 등 고도의 보안 대책도 병행된다.

LG그룹은 최근 앤트로픽의 '클로드 엔터프라이즈' 통합 계약을 체결하며 이 같은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전 계열사에 클로드를 전면 도입하는 동시에 자체 개발한 AI 모델 '엑사원'을 현업 업무 특성에 맞게 투트랙으로 결합해 사내 데이터 유출 리스크 원천 차단에 나선다.

글로벌 임원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AI 교육 과정인 'AI 포 컴퍼니'도 추진한다. LG그룹은 임원들의 현업 생산성을 높이고 일하는 방식을 구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실무 밀착형 커리큘럼을 마련했다. 이는 구광모 LG 회장을 비롯한 핵심 경영진이 참여하는 총 3단계 임원 AI 역량 강화 프로그램 중 2단계에 해당한다.

장병탁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대기업 총수들이 직접 AX 속도전을 주문할 만큼 생성형 AI 도입은 이제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됐다"면서 "자체 모델 개발에만 매몰되기보다 검증된 외부 솔루션을 기민하게 융합하는 '하이브리드 AX' 역량이 기업의 미래 명운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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