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인물을 고르는 절차이자 기준을 세우는 과정이다. 이번 6·3 지방선거가 남길 가장 중요한 유산은 당선자의 이름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했는가에 있다.
우리는 그동안 도덕성과 경륜, 지역 연고와 정치적 메시지를 주요 판단 기준으로 삼아왔다. 그것들은 여전히 중요하다. 그러나 행정의 작동 방식이 바뀌었다면 선거의 질문도 바뀌어야 한다. AI와 데이터가 정책 판단의 전제가 된 시대에 기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리더십은 구조적 한계를 안고 출발한다.
AI 리터러시는 더 이상 가산점이 아니다. 최소 요건이다.
예산을 승인하고 시스템 도입을 결정하며 오류와 실패의 책임을 지는 위치에 있다면, 그 판단의 언어를 이해해야 한다. 이는 기술 전문가가 되라는 요구가 아니다.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아는 수준이면 충분하다.
이번 선거는 세 가지를 묻는 선거여야 한다.
첫째, 이 후보는 데이터 기반 판단의 구조를 이해하고 있는가.
둘째, 기술 실패를 설명하고 수정할 책임 구조를 설계했는가.
셋째, AI 행정을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의지가 있는가.
AI는 행정을 빠르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빠름이 곧 옳음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효율이 정의를 담보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더 많은 기술이 아니라 더 높은 기준이 필요하다. 그 기준이 AI 리터러시다.
6·3 지방선거는 기술 경쟁의 무대가 아니다. 민주 행정의 기준을 재정립하는 자리다. 우리는 AI 도입을 약속하는 후보가 아니라 AI 시대의 책임을 감당하겠다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 이제는 분명히 하자.
우리는 약속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을 견디는 사람을 뽑는다.
우리는 기술을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책임을 설명하는 사람을 뽑는다.
AI 리터러시 선수를 뽑는다는 것은 지방자치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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