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월 건설사의 공사비 부담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건설사들 사이에서는 최근 2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공사비 급등 탓에 ‘들어오는 일감도 마다해야 할 상황’이라는 하소연이 나올 정도다.
4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건설공사비 지수는 154.64를 기록해 지난해 9월(153.73)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해당 지수가 집계·공표되기 시작한 2000년 1월 이후 154를 넘어선 것은 올해 1월이 처음이다. 2000년 이전 물가가 현재보다 낮았음을 감안하면 건설사가 부담할 공사비 부담이 현재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직접공사비를 대상으로 재료·노무·장비 등 세부 투입자원에 대한 물가 변동을 추정하기 위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작성한 통계지수다.
지난해 4분기에 주춤했던 건설공사비지수가 올해 1월 다시 급등한 것은 연초부터 건설업 공사직의 임금 상승과 연관이 깊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연초부터 일반 공사직 하루 평균 임금은 25만8359원으로 지난해 1월 24만4456원 대비 5.69% 늘었다. 4년 전인 2020년 1월(20만9168원)과 비교해서는 23.52% 급등한 수준이다.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는 물론이고 외국인 근로자도 찾기 어려워지면서 공사직 평균 임금이 매년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 2020년 1월 118.30에서 올해 1월까지 4년 동안 36.24포인트 급등했다. 이 기간 임금 인상 이외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건설 자재 가격이 지속적인 상승 흐름을 보인 것도 공사비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
건설사에서는 공사비 부담에 일감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한 건설사 임원은 "오죽하면 들어오는 일감도 하지 않겠다고 마다할 정도"라며 "앞으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점이 더욱 힘들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