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도한 목표 설정에 생산량 축소·인원 감축 불가피···생산공장 해외 이전 고민도
'탄소중립법'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산업권이 긴장하고 있다. 기존 예상보다 훨씬 많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해야 할 상황에 놓일 수 있어 당장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특히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철강과 자동차부품 업계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24일 재계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이 통과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1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제정안을 의결했다.

해당 법안은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구체적으로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보다 35% 이상 감축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법안이 통과된다면 철강·자동차부품업계에서 당장 큰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탄소배출량이 많은 철강업계는 생산량을 줄이지 않고서는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지난해 말 기준 수천억원 규모의 탄소배출부채가 쌓여있는 상황이라 추가적인 규제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실행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2030년까지 35% 이상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결국 생산량을 대폭 줄이거나 생산거점을 해외로 이전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세업체가 많은 자동차부품 부문은 생존의 기로에 섰다는 분석이다. 자동차산업연합회는 관련 기관·기업과 온라인 긴급회의를 진행한 결과 이날 입장문을 발표했다.

자동차연합회 측은 입장문을 통해 "자동차산업 생태계에 대한 심각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며 "내연기관차 시장 축소에 전기차 부품 수 감소라는 이중고로 부품업체의 생존여부가 불투명한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동차연합회는 "일부 근로자 대량실직도 불가피하다"며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쌍용차 등은 노사관계 등 경영여건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이라서 특히 문제"라고 주장했다.

경제단체도 산업권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탄소감축 목표 설정에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논평을 통해 "탄소중립기본법 법제화가 불러올 우리 경제의 파장을 고려해 법안 논의가 신중히 이뤄져야 한다"며 "제조업 중심의 우리나라 산업 구조를 고려할 때 경제 전반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역시 논평을 통해 "직접적인 이해 관계자인 기업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고 정부·국회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부분이 문제"라며 "기업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적·행정적 지원 방안이 구체적으로 마련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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