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도 테이퍼링 논의?…독일 물가상승 가속에 유럽도 인플레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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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6-0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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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 CPI 전년비 2.5%↑…2018년 10월 이후 최고

  • 분데스방크 "물가상승률 연말 4%까지 오를 듯"

  • "독일 물가, 유로화 도입 이래 최고 수준일 듯"

세계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극복 이후에 찾아온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 경제 흐름을 주도하는 미국의 물가 급등을 향한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유럽의 인플레이션에도 경고등이 들어왔다.

31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2.4% 상승해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유럽의 매우 느슨한 통화 정책으로 유럽 내 최대 경제가 과열되고 있다는 논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 경제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정부의 공격적인 통화 완화정책에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동시에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도 압력도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한 상점의 모습. [사진=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누리집 갈무리]


블룸버그통신은 독일 정부가 코로나19 상황 개선으로 식당, 상점, 각종 문화 관련 업소에 대한 영업 제한을 완화한 것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해석했다.

코메르츠방크(Commerzbank) 분석가들은 "코로나19 봉쇄가 해제된 이후 여행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종합여행상품(패키지여행)과 기타 여가(레저) 활동에 대한 수요가 약 7% 늘어난 듯하다"면서 "코로나19 방역 완화 조치로 여가활동 수요가 많이 증가한 것이 물가상승률을 큰 폭을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FT는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면서 많은 국가의 물가상승 속도가 빨라졌다며 독일은 유럽의 다른 주요 국가들보다 빠른 물가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일의 물가상승 속도가 앞으로 더 빨라져 독일 소비자의 생활비 부담이 한층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Bundesbank)는 올해 독일의 물가상승률이 4%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고, 이를 두고 FT는 유로화 도입(1999년) 이후 최고 수준에 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ING 거시경제 연구 책임자인 카스텐 브제스키 수석 경제학자는 "나쁜 소식은 앞으로 더 많은 가격 상승이 이뤄져 독일인의 우려를 촉발한다는 것"이라며 "공급망 중단으로 컨테이너 가격 상승, 반도체 유통 문제, 상품가격 상승 등 생산자 가격도 올라 결국에는 소비자 가격에 더 큰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독일의 추가 물가상승 전망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 논란 촉발로 이어졌다.

브레스키 책임자는 올해 하반기 독일의 물가상승률이 3%대를 기록해 ECB의 자산매입축소 논의 요구의 목소리가 점차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ECB의 (자산매입축소) 회피 전략이 다음 주에는 먹힐지 몰라도, 장기간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독일의 물가상승 가속화에 ECB가 자산매입축소 등 통화긴축 정책을 논의할 수 있다고 봤다. ECB는 6월 10일 통화정책회의를 열 예정이다.
 

[사진=아일랜드 매체 RTE 누리집 갈무리]


다만 모건스탠리의 마커스 귀쵸우(Markus Gütschow) 경제학자는 ECB가 독일의 물가급등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일축할 것이라며 자산매입축소 논의에 선을 그을 것이라고 FT에 전했다. 그는 "ECB는 유럽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스스로 정한 목표치(9월까지 70% 달성) 절반에도 도달하지 못했고, 완전한 경제회복을 뒷받침할 경제지표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아직 경제의 회복이 확실치 않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FT는 5월 에너지 가격의 급등이 독일 물가상승의 주요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5월 에너지 가격은 전년 대비 10%가 뛰었다. 독일 상업은행인 KFW의 프리치 퀄러 가이브(Fritzi Köhler-Geib) 경제학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지속적인 경제회복세가 독일 물가를 끌어올렸다며 올해 하반기 물가상승률을 3% 이상으로 점쳤다.

국제 원자재 가격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가속화에 따른 수요 증가 낙관론에 고공행진하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는 이란산 원유 공급 가능성과 주요 산유국의 증산 움직임에도 배럴당 70달러에 달하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제 원유시장의 기준점으로 사용되는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8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1일 오전 0시 48분 현재 0.87달러(1.26%) 뛴 배럴당 70.19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브렌트유는 지난 25일 2년 만에 최고치에 달하기도 했다. 같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의 7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30달러(1.96%) 상승한 배럴당 67.62달러에서 움직이고 있다. 

CNBC는 "시장 분석가들은 이란산 원유 공급이 이뤄져도 시장의 수요가 공급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수요 증가에 대한 낙관론이 유가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코메르츠방크는 "(코로나19 관련) 여전한 이동 제한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석유수요가 역동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인베스팅닷컴에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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