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압박에도 中 위안화 절하행진...2차 심리적 마지노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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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8-0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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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달러당 7.2~7.3위안 용인땐 美 추가관세 상쇄할 수 있어"

중국이 8일 위안·달러 환율이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를 공식화한 가운데 이튿 날에도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을 또 올렸다. 이는 그만큼 위안화 가치를 낮췄다는 의미다. 시장은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를 어느 정도까지 용인할 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거래)센터는 9일 위안화의 달러 대비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0097위안 올린 7.0136위안으로 고시했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를 약 0.14% 내린 것이다. 전날 중국은 달러당 위안화 기준환율을 7.0039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기준환율이 시장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한 것은 2008년 5월 이후 11년여 만의 처음이었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중국이 달러당 7.2~7.3위안을 '다음 마지노선'으로 삼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9월 1일부터 나머지 3000억 달러(약 362조9700억원)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이후 전문가들은 이를 근거로 역산해 위안화 환율의 다음 마지노선을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쓰모토 히로시 픽텍자산운용 상무이사는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가 자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완전히 없앨 수 있는 수준까지 위안화 약세를 용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로 예고한 나머지 중국산 제품 3000억 달러 규모가 중국의 대미 수출 전체에서 약 60% 정도이기 때문에 이를 상쇄하기 위해 위안화가 달러 대비 6%까지 절하되는 걸, 이를 환산해보면 사실상 달러당 7.3위안 선까지 용인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궈잉 노무라증권 연구원도 "달러당 7.2위안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그간 외환시장을 보면, 연평균 위안화 환율 변동 폭은 일반적으로 5%에 그쳤다"며 "환율을 조작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 이 수준을 마지노선으로 삼을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 입장에서는 위안화 가치 절하는 '양날의 검'이다. 위안화 가치가 절하되면 중국 수출업체들은 이득을 얻지만, 중국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크다.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면  외국 자본이 한꺼번에 유출될 수 있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국엔 특히나 부담이다. 

이에 인민은행이 당분간 위안화를 점진적으로 절하시킬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위안·달러 환율을 7위안대 중후반으로 고시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그 시기가 아직 멀었다는 주장이다. 인민은행이 전날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시장 예상보다 낮은 수준으로 고시한 것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보탠다. 

8일 블룸버그통신이 취합한 21개 외환딜러들의 기준환율 전망치는 7.0156위안이었다. 더욱이 이날 기준환율 상승폭은 0.06%로 전날의 0.45%에 비해 미미했다. 역내외 외환시장에서도 위안화 약세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5일 위안·달러 환율은 이미 역내외 시장에서 7위안을 넘어섰다. 중국은 외환시장 개입 혐의를 부인했지만, 미국이 곧장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됐다. 이 여파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사이 중국은 기준환율을 계속 높였고 마침내 8일 '포치'를 공식 선언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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