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곡물업계 '빅딜' 예고…4대 메이저 장악한 세계 곡물시장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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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05-08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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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프코, 시노그레인 산하 오일시드 압착·무역사업 인수 계획

  • ABCD 곡물메이저 '도전장', 중국 식량안보 강화

중국 곡물업계에 또 하나의 '빅딜'이 예고되고 있다. 중국 최대 국영 식품회사 중량그룹(中粮·코프코)과 중국 국영 식량비축관리그룹인 중추량(中儲粮·시노그레인)간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란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정부가 시노그레인 산하의 무역사업, 그리고 콩·해바라기 씨 등 기름을 짤 수 있는 오일시드(Oilseed) 압착 생산사업 부문을 코프코가 단계적으로 인수하는 방식으로 양사간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다고 7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빅딜은 내년 말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중국 중앙국유기업을 관할하는 중앙부처인 국유자산감독관링위원회를 비롯해 코프코와 시노그레인 측에선 이번 구조조정 소문에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도 통신은 전했다.  

현재 중국은 오일시드 부문에서 세계 최대 소비국이자 수입국이다. 중국 양대 국유기업간 빅딜로 코프코는 ABCD(ADM, Bunge, Cargil, LDC)로 불리는 전 세계 4대 곡물메이저에 견줄 수 있는 수준에 한발 더 다가서면서 전 세계 곡물시장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 세계 4대 곡물 메이저는 세계 주요 지역의 곡물 생산·저장·유통·수송 등 곡물 밸류체인 전반에 개입해 세계 곡물 유통량 중 8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또 이는 중국 14억 인구의 식량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이기도 하다.

[시노그레인, 코프코 구조조정. ]


이번 계획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추진하는 국유기업 개혁과도 맞물려 있다. 시 주석은 그동안 철강,전력, 화학 등 과잉공급이 심각한 분야에서 덩치만 크고 비효율적인 국유기업에 대한 개혁 작업에 착수해 왔다.  지난해 매출 150조원의 세계 최대 '화학공룡'을 목표로 중국 양대 국유 화학공룡인 켐차이나와 시노켐 합병에 착수한 게 대표적인 예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중국 곡물업계 중복사업 투자도 예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사실 시노그레인의 주업무는 대두와 대두유 수입·비축 담당이지만, 그동안 상업용 오일시드 압착 및 정제 생산까지 사업을 확장하며 이 분야에서 중국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코프코와 업무적으로 중복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코프코가 시노그레인 오일시드 압착 부문을 인수함으로써  각자 맡은 주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재 코프코가 보유한 오일시드 압착 생산력은 2180만톤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다. 오일시드 정제력도 600만톤,에 달하며, 중국 전체 대두 수입량의 20%는 코프코가 담당하고 있다. 이번 시노그레인 사업부 인수로 중국 최대 대두압착 생산력까지 갖추게 된다. 

​1949년 설립된 코프코는 현재 홍콩과 중국 본토증시에 각각 9개, 4개 자회사가 상장돼 있다. 특히 지난 2014년 100년전통의 네덜란드 곡물업체인 니데라를 인수한데 이어, 2016년 아시아 최대 곡물유통회사인 싱가포르 노블 애그리(Noble Agri)까지 인수하며 글로벌 사업으로까지 세를 넓혀나가고 있다. 

중국의 국가 5개년 발전계획인 13차 5개년 계획(2016~2020년)에 따르면 코프코는 오는 2020년까지 옥수수 3000만톤, 설탕 500만톤 거래와 대두 2000만톤 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츠징타오 코프코인터내셔널 회장은 앞서 3월 "오는 2022년까지 해외 농산품 수입량을 현재 4000만톤에서 6000만톤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물론 리스크도 존재한다. 마원펑 베이징 둥팡농업컨설팅 애널리스트는 "이번 구조조정으로 코프코  자산은 더 늘어났지만 수익성이 꼭 개선된다고 할 순 없다"며 "현재 중국 콩 압착 산업이 과잉공급에 직면한 만큼 이 분야에서 수익을 내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분석했다.  
 

코프코, 시노그레인 비교. [자료=블룸버그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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