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 경제포럼] 삼성 "베트남은 이미 전략 생산 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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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8-11-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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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다섯번째)이 지난달 30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 총리 공관에서 응우옌 쑤언 푹 총리를 면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베트남은 이미 삼성의 전략 생산 거점이다."

삼성전자 관계자의 말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베트남 수출의 20%를 담당하고 있다. 향후 베트남과 삼성전자의 관계는 더욱 굳건해질 것이란 견해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삼성그룹의 움직임이 이를 방증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투자확대를 약속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삼성이 많은 나라에 투자했지만 베트남처럼 기업의 제안에 귀 기울이고 해결해주는 나라는 많지 않다"면서 "베트남에 대한 장기투자를 계속하고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푹 총리가 "삼성이 사업 규모와 범위를 계속 확대해 베트남을 세계에서 가장 큰 전략거점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것에 대한 화답이다.

삼성 입장에선 푹 총리의 적극적인 투자 요청을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베트남은 값싼 노동력, 시장 성장 가능성, 친기업 정책 등으로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새로운 투자처로 점찍은 곳이다.

우선 베트남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000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세계의 공장이라고 일컬어졌던 중국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특히 베트남 정부는 세제혜택 등을 통해 외국 기업에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시장 성장 가능성도 높다. 베트남 경제성장률은 올해 1~9월 6.98%에 달한다. 이같은 이점으로 인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들은 이미 주력 제품의 생산 공장을 현지에서 가동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이 부회장의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삼성의 베트남 전략 생산거점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전자가 2008년 하노이 인근 박닌성 옌퐁공단, 2013년 타이응우옌성 옌빈공단에 각각 설립한 휴대폰 1·2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다. 연간 스마트폰 생산량이 1억5000만대로 삼성전자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 부회장과 푹 총리 면담에서 거론된 신공장도 스마트폰 공장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TV 등 생활가전을 남부 호찌민 근처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삼성전자의 TV 대부분은 이 곳에서 생산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인도 첸나이 공장의 TV 생산라인을 축소하고 해당 물량을 베트남 공장에서 충당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럴 경우 이 곳에서 동남아 지역은 물론 중동, 아프리카 지역 TV 물량까지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 삼성전자는 네트워크 장비 공장 등에도 추가 투자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 삼성전기 등 계열사들도 베트남에서 차세대 사업이자 주력으로 자리잡고 있는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향후 그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삼성디플레이가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은 최근 스마트폰의 주력 디스플레이로 자리잡은 상태다.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애플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물량도 이 곳에서 담당하고 있다.

삼성SDI의 경우 주요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스마트폰 배터리 등 소형 배터리 대부분을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지난 9월 19일 설립 5주년을 맞은 삼성전기 베트남법인은 삼성전기 전체 매출 6조8385억원 가운데 2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카메라 렌즈 장착을 확대하는 추세여서 향후 더 큰 성장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단순히 생산 거점이 아니라 동남아 전체 시장을 잇는 교두보"라며 "기업들이 포기할 수 없는 전략적 요충지”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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