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흑역사 (76)] 취임 2년 만에…리베이트 오명 쓴 국제약품 오너3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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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입력 2018-10-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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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태훈 국제약품 대표, 최근 40억원대 불법 리베이트 적발

  • 영업익 35% 하락 경영 악화도

남태훈 국제약품 대표 [사진=국제약품 제공]


오너가(家) 출신이라는 압박 때문이었을까. 최근 국제약품 불법 리베이트가 적발되면서 오너3세인 남태훈 대표가 불구속 입건됐다. 남 대표는 리베이트 오너3세 경영자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국제약품이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전국 384개 병·의원 의사에게 42억8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국제약품 본사 10명과 의사 106명, 사무장 11명 등 127명을 의료법·약사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경찰 수사 결과, 국제약품은 전국 영업지점을 동·서로 구분 후 수직적으로 관리했다. 리베이트 방식으로는 영업기획부서가 대표이사 승인을 받아 의사에게 처방 기간·금액 등의 10~20%를 선금으로 주겠다고 한 뒤, 현금과 상품권 등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생인 남 대표는 남영우 국제약품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창업주 고(故) 남상옥 회장의 손자다. 지난해 1월 대표자리에 취임하며, 국내 제약업계 최연소 사장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취임한 해부터 리베이트 관련 경찰 압수수색을 받았다. 올해는 리베이트가 사실로 확인됐고, 매출 등 경영성과 역시 신통치 못한 모습을 보이면서 국제약품 위기설이 잇따르고 있다.

남 대표는 취임 후 적극적인 경영 의지를 밝히며, 2020년까지 매출 2000억원, 영업이익 2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의지와는 다르게 성장 속도는 더디다. 취임 첫 해인 지난해 매출은 1233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성장에 그쳤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5% 이상 하락했다. 올 상반기 매출 역시 598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하락했다.

남 대표의 부진한 성적은 화장품사업에서도 나타난다. 국제약품은 2015년 5월 화장품 위탁생산과 자체 브랜드 판매를 위해 '국제피앤비(국제P&B)'를 설립했다. 남 대표는 국제 피앤피 대표도 맡고 있으나, 갈수록 실적은 엉망이다.

설립 첫 해에는 약 5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2016년 30억원으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18억원에 그쳤다. 적자 규모 역시 2015년 7억여원에서 지난해 12억여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남 대표가 오너3세 젊은 대표로서 경영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리베이트 등 무리한 시도를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모습은 리베이트 오명을 벗고 정도경영을 표방하는 제약업계 행보와는 맞지 않는다. 특히 오너가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더 차갑다.

국제약품은 리베이트 적발 사실이 드러나기 3개월 전인 지난 7월 ISO 370001 인증 2019년 하반기 달성을 목표로 부패방지 경영시스템 구축을 위한 서약식을 진행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안과 밖이 다른 이중경영 시스템을 스스로 알린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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