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RCG 사태에 中회사채 등급산정 올스톱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정호 기자
입력 2018-06-20 18:3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올해 부채 미상환 기업만 24곳…디폴트 공포 확산에 투자심리 꺾여

우리 채권시장에서도 '차이나 포비아(중국 공포증)'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중국 회사채는 아무도 신용등급 산정을 맡지 않고 있다. '차이나에너지리저브케미컬그룹(CERCG) 사태'가 불안했던 투자심리를 아예 꺾어 놓았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는 CERCG 사태를 계기로 중국 회사채에 대한 신용등급 산정을 중단했다.

CERCG 자회사인 CERCG오버시즈캐피털은 3억5000만달러 규모로 발행한 채권 원리금을 만기일인 5월 11일 갚지 않았다. 모기업인 CERCG가 신용을 보증하는 '킵웰(keep well)'을 제시했었지만 디폴트 처리됐다. 킵웰은 법적 구속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김혜원 한국투신운용 부장은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중국자본시장연구회 세미나'에서 "상환에 대한 연대보증이 아닌 구속력이 없는 킵웰에 불과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킵웰 조건을 붙인 달러 표시 채권이 디폴트 처리된 첫 사례"라며 "역외투자자에게는 새로운 시험대"라고 말했다.

중국 기업에 대한 불안감이 어제오늘 생긴 것은 아니다. 이미 1~2년 전부터 도미노 디폴트가 발생해왔다. 중국 정부가 부채 축소를 위해 통화긴축에 나서서다.

올해 들어 빚을 못 갚은 중국 기업은 벌써 24곳에 달한다. 예를 들어 북경황금은 얼마 전 만기 도래한 신탁대출 원금(915억)과 이자(17억원)를 상환하는 데 실패했다. 모회사는 국유기업인 중국청년실업발전공사다.

우리 채권시장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김혜경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잇단 디폴트로 중국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우량물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긴축에 나서 한계기업이나 부실기업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에서 우량채권을 가리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 공기업은 정부에서 출자하고 직접 통제도 한다. 이에 비해 중국 국유기업은 일반회사에 적용하는 '중화인민공화국회사법'에 따라 세워진다. 정부는 지분을 소유하는 데에 그친다는 얘기다.

이처럼 중국 국유기업이 발행한 채권은 우리 공기업 채권보다 상환보증 능력이 떨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공사나 지방공사가 발행한 채권‧기업어음(CP)에 대해 정부나 지자체가 원리금 상환을 보증할 수 있다.

김혜원 부장은 "CERCG 사태 때문에 모든 중국 채권을 싸잡아 매도할 이유는 없다"라며 "옥석 가리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