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깊어지는 적자에 배수진..."군산 공장 폐쇄, 대규모 구조조정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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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온유 기자
입력 2018-02-1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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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한국GM 군산 공장 폐쇄 결정은 사실상 GM본사가 배수진을 친 것에 다름없다. 한국GM 경영 상황은 2014년부터 급격히 악화돼왔다. 판매량도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4년간 누적 적자는 2조6000억원에 이르렀다. 

반면 임금은 계속해서 올랐다. 한국GM 1인당 평균 임금은 2013년 7300만원에서 2016년 8700만원으로 상승했다. 생산성은 낮아지는데 비용 커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됐다.

앞서 GM은 전 세계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사업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해왔다.

GM은 2013년 말 이후부터 지난해까지 유럽 사업 철수, 호주·인도네시아 공장 철수, 태국·러시아 생산 중단 또는 축소, 계열사 오펠(OPEL) 매각, 인도 내수시장 철수, 남아프리카공화국 쉐보레 브랜드 철수 등을 단행했다. 

현재로서는 한국GM 사업 유지를 위한 해결책을 찾는 중이다.

이를 위해 한국GM은 노동조합, 한국 정부 및 주요 주주 등 주요 이해 관계자에게 한국에서의 사업을 유지하고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했다.

제시안은 한국에 대한 대규모의 직접적인 제품 투자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수천 개의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 포함됐다는 설명이다. 

GM이 한국 정부와 주요 주주 등 이해 관계자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은 이미 수차례다.

대우자동차(현 한국GM)는 2000년 부도를 겪고 2002년 GM에 매각돼 GM대우로 자리잡았지만 2009년 다시 자금난에 빠졌다. 2008년 외환관리 실패로 8700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GM은 한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고, GM은 연구개발비 삭감과 유상증자를 포함, 1조7000억원의 자구책을 발표하면서 산업은행에 1조원 가량의 추가 지원을 요구했다. 

이에 산업은행은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자체 기술 개발에 대한 소유권 인정과 5년간 생산 물량 보장, 산업은행의 경영 참여 등을 내걸었으나 GM은 이를 거부, 산은은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았다.

유상증자 과정에서 산은 지분이 28%에서 25% 미만인 17.02%로 줄어 비토권(거부권)을 잃게 됐다. 2010년 GM은 산은이 보유한 지분 17.02%로도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추가 합의한 바 있다.

오는 10월부터는 GM이 보유한 한국GM 지분 처분제한이 해제된다.

현재 산업은행이 한국GM의 2대 주주이긴 하지만, GM 지분매각제한이 해제되면 지분 매각이나 공장 폐쇄 등을 저지할 수 없다. GM이 더이상 산업은행 행사하는 주총 특별결의 비토권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배리 엥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GM은 글로벌 신차 배정을 위한 중요한 갈림길에 있으므로, 한국GM의 경영 정상화와 관련하여 GM이 다음 단계에 대한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2월 말까지, 이해 관계자와의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내야만 한다”며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

이번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에 대해 정부는 깊은 유감을 표하며 경영정상화를 위한 실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국GM은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재무 실사를 받기로 동의한 상황이다.

군산공장 폐쇄는 군산 이외 지역에 한국GM 노동자들에게도 불안감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GM은 군산 외에도 부평, 인천, 창원에서 공장을 운영 중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 지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경영진은 명절을 앞두고 한국GM의 존립과 관련한 매우 중요한 결정을 노조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이는 적자 경영 책임을 오로지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글로벌 GM의 고금리 이자, 이전 가격 문제, 과도한 매출 원가 등으로 한국GM 상태는 이미 밑 빠진 독이었다"며 경영진의 일방적인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았다.

노조는 오는 14일 오전 10시 군산공장에서 긴급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투쟁 방침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후 군산공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공장 폐쇄와 구조조정에 대한 반대 집회를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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