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결산ㅣ영화] 실화 영화는 웃고, 원작 있는 영화는 울고…극과극 극장가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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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7-12-2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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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웃고, 울었던 실화소재 영화와 원작 있는 영화[사진=영화 '택시운전사', '범죄도시', '희생부활자', 남한산성' 메인 포스터]

올해, 극장가는 실화 소재의 영화와 소설·웹툰 등 원작이 있는 영화들로 북적거렸다. 올해 유일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택시운전사’부터,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남한산성’까지. 다양한 소재들이 관객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했다. 특이한 점은 실화 소재의 영화들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에 반해 소설·웹툰 원작의 영화들은 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다는 것. 올 한 해 극장가를 관통한 영화들을 짚어본다.

◆ 관객은 울고, 영화는 웃고…흥행 거둔 실화 소재 영화들

올해 극장가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것은 단연 실화 소재의 작품들이다. 스타트를 끊은 것은 2000년 전북 익산에서 발생한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를 모티브로 한 영화 ‘재심’이었다. 배우 정우와 강하늘이 주연을 맡아 열연을 펼쳤고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끌어냈다. 그 결과 ‘재심’은 누적관객수 242만 1197명을 돌파, 손익분기점인 160만을 가뿐히 넘었다.

이어 2002년 국민참여경선, 지지율 2%의 꼴찌 노무현이 대선후보 1위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 ‘노무현입니다’ 또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개봉 3일 만에 손익분기점 20만 관객을 돌파했다. 누적관객수는 185만 5149명이다.

이후로도 실화 소재 영화들은 쉼 없이 쏟아졌다. 1923년 도쿄, 6천 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이제훈 분)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최희서 분)의 믿기 힘든 실화를 그린 ‘박열’과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 분)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 분)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택시운전사’가 개봉해 큰 인기를 얻은 것이다.

가네코 후미코 역을 맡은 배우 최희서는 영화 ‘박열’을 통해 제54회 대종상영화제와 제38회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신인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고, 영화 ‘택시운전사’는 올해 개봉작 중 유일하게 ‘천만’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 또 ‘택시운전사’의 주연 배우 송강호는 올해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바 있다.

“니 내 모르니?” 올해 최고 유행어를 만든 영화 ‘범죄도시’ 또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2004년 하얼빈에서 넘어와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신흥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강력반 괴물 형사들의 ‘조폭소탕작전’을 영화화 했다. 영화는 실화 소재로 관객들의 흥미를 끌어 시원한 ‘원펀치’ 액션으로 관객들의 카타르시스를 끌어냈다는 평. 누적관객수는 687만 9844명으로 손익분기점인 200만을 넘어섰다.

이처럼 실화 소재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에 12월에도 또 한 편의 영화가 개봉할 예정. 1987년 민주화 항쟁의 기폭제가 된 故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둘러싸고 진실을 은폐하려는 세력과 목숨을 걸고 진실을 알리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1987’이 그 주인공이다. ‘1987’이 실화 소재 영화의 ‘흥행 바통’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올해의 관심사 중 하나다.

◆ 믿고 거르는 원작 영화? 아쉬운 ‘원작’의 변주

올해 영화계를 관통한 또 다른 키워드는 ‘원작’의 영화화였다. 검증받은 소재·줄거리와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웹툰·소설 등 원작이 있는 작품들도 쏟아졌다. 하지만 실화 소재의 영화들보다 저조한 성적을 낸 것이 사실. 탄탄한 줄거리와 배우들의 열연에도 아쉽게 마무리했다.

박하익 작가의 소설 ‘종료되었습니다’를 원작으로 한 영화 ‘희생부활자’는 전 세계 89번째이자 국내 첫 희생부활자(RV) 사례로 7년 전 강도 사건으로 살해당한 엄마(김해숙 분)가 살아 돌아와 자신의 아들(김래원 분)을 공격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거장 곽경택 감독과 배우 김해숙, 김래원의 만남으로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지만 누적관객수 32만 3628명이라는 아쉬운 성적을 냈다. 손익분기점은 160만.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배우들이 한데 모인 영화 ‘남한산성’(감독 황동혁) 역시 아쉬운 흥행 성적을 냈다. 평단의 호평과 다수의 해외 영화제에서 상을 싹쓸이했지만 국내 관객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손익분기점인 500만에 밑도는 누적관객수 384만 8842명으로 마무리 지었다.

섬세한 연출력과 배우들의 연출력이 빛났던 영화 ‘침묵’ 또한 저조한 관객수로 막을 내렸다. ‘해피엔드’ 이후 18년 만에 재회한 정지우 감독, 배우 최민식의 만남 그리고 쟁쟁한 배우들의 열연에도 누적관객수 49만 4097명(손익분기점 200만)으로 씁쓸히 퇴장했다.

‘베테랑’ 배우 백윤식, 성동일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아 장년층 캐릭터의 활약이라는 의미를 더했던 ‘반드시 잡는다’ 역시 누적관객수 44만 명으로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원작의 영화화가 ‘망’하기만 했던 건 아니었다. 김영하 작가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살인자의 기억법’(감독 원신연)은 손익분기점 220만을 넘어 누적관객수 265만 8589명으로 좋은 성적을 거둔 것.

‘살인자의 기억법’의 흥행을 벗 삼아 12월, 두 편의 웹툰 원작 영화들이 재기를 노린다. 웹툰 ‘스틸레인’을 영화화한 ‘강철비’(감독 양우석)와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 ‘신과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이 주인공. ‘변호인’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했던 양우석 감독과 ‘국가대표’, ‘미스터 고’ 등으로 드라마·CG 기술을 검증받은 김용화 감독이 민망한 성적을 낸 ‘원작 있는 영화’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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