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열린 중국 금융시장] "열려라 참깨" 100% 외자 금융사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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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7-11-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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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자본, 中 증권사·펀드·선물사 투자 한도 곧 51%로...3년 내 폐지

  • 中 은행·자산운용사 외국자본 투자 한도도 곧 폐지

  • "外 중국시장 진출, 中 경영혁신 노하우 배울 기회" vs "규제 여전할 것"

 

[사진=아이클릭아트]


“중국 개방의 대문은 닫히지 않는다, 계속 더 열릴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집권 2기의 밑그림을 그리는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 보고서를 통해 이처럼 중국 시장의 개방을 강조했다. 무역·투자 자유화와 원활화, 시장 진입 기준 완화, 서비스 시장 개방, 외국 투자업체의 합법적 권익 보장도 약속했다. 그리고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당국은 중국 금융시장 진입문턱이 크게 낮아질 것을 알리며 '러브콜'을 보냈다. 글로벌 금융·투자기관은 벌써부터 반색하는 분위기다. 

주광야오(朱光耀) 재정부 부부장(차관 격)은 최근 국무원 신문판공실 기자회견을 통해 해외자본의 합자 증권사·펀드·선물사에 대한 직·간접 투자 비중 한도를 기존의 49%에서 51%로 높이고 3년 뒤 제한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2012년 이전까지의 보유한도 3분의 1 이하에서 2012년 49%로, 그리고 이번에 다시 개방의 문을 한 단계 더 열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는 100% 외자 금융회사를 중국에 설립할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 돼 관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중국자본 은행과 자산운용사에 대한 외국 자본의 투자한도(단일 자본 20%, 복수 자본 25% 이하) 제한을 없애 국내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단일 혹은 복수 외국계 투자자가 설립한 생명보험사 보유지분 한도도 곧 49%에서 51%로 확대, 5년 후 제한 철폐를 선언했다. 

 

[출처=중국언론종합]



구체적인 시행시기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당국이 구체적인 목표를 통해 금융시장 개방 의지를 대대적으로 천명한 것으로 외국계 금융기관은 벌써부터 꿈틀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세계적인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중국 투자를 늘릴 예정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모건스탠리는 중국 내 합자 증권사인 모건스탠리-화신(華鑫)증권의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9월 추가로 15.67%을 매입해 확보한 양이다. 보유제한이 완화된다는 소식에 지분을 51%까지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절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다는 것은 독자적 경영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해금융보(上海金融報)는 한 외국계 IB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글로벌 금융기관에 있어 지분보유량 제한은 중국 내 사업 전략을 제대로 추진할 수 없다는 뜻”이라며 “중국 측 주주들과 경영이념이나 사업전략 등에서 이견이 생기기 쉬운데 현재의 지분 구조로는 타협점을 찾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에도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개방이 시장에 ‘메기효과'(막강한 경쟁자가 다른 경쟁자의 잠재력을 끌어올려주는 효과)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개방'은 중국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또 강조해온 핵심 전략 중 하나다. 여전히 중국 금융시장 내 외자 비중이 미미한 수준이라는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은행권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외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로 세계 평균 13%를 크게 밑돈다. 

이러한 현실은 중국 금융업의 저우추취(走出去·해외진출)를 저해하는 걸림돌일 뿐만 아니라, '경제 세계화'를 외치고 있는 중국의 입장과도 어긋난다는 판단이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투자·무역에서의 불공정 대우를 지적하고 글로벌 금융권의 불만이 커진 것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왕융(王勇) 중국 인민은행 정저우(鄭州)교육학원 교수는 "외자 지분보유량 제한으로 외국계 투자자가 합자회사에서 적극적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일부는 중국 시장을 떠나기도 했는데 만약 철수 행렬이 계속될 경우, 이는 중국 개방 전략과 완전히 어긋나는 결과"라고 말했다. 

왕 교수는 "이번 조정이 글로벌 금융기관의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 적극성을 키워주고 중국 금융기관은 경영능력, 혁신 등 다방면에서 많은 노하우를 배울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린위화(林鈺華) 시티은행 중국 지사 대표는 "당국이 이번에 공개한 개방 시간표는 아주 적절하고 중국 금융업 발전을 돕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해석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금융시장 개방에 지나친 기대감을 갖지 말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중국 금융 당국은 고수익·고위험 자산관리상품(WMP)에 대한 단속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중국 WMP 규모는  3조1000억 위안(약 521조8000억원)으로 늘었으나 올 상반기에 2조6000억 위안으로 급감했다.

인민은행과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 보험감독관리위원회(보감회), 국가외환관리국은 공동으로 WMP 발행에 예비비를 요구하는 규제안을 내놓고 시장 투명도·건전성 제고에 계속 주력할 뜻을 시장에 전했다.

과도한 부채, 수익성 악화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중국 금융 펀더멘털을 흔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시장정보업체 윈드에 따르면, 중국 상장 금융기관의 평균 총자산수익률(ROA)은 올 상반기 0.9%로 최고치인 2011년의 6%를 크게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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