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찬 칼럼] 中 '소비 확대 15·5 규획' 발표 속뜻은

박승찬 사중국경영연구소용인대 중국학과
[박승찬 (사)중국경영연구소장/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2026년 상반기 중국 경제성장률 4.7%가 발표되면서 경기하방 압력이 더욱 거세지는 분위기다. 지난 1분기 5.0%에서 2분기 4.3%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경기 둔화세가 더욱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2분기 성장률 4.3%는 2022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의 대중국 제재에도 불구하고 수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부동산 시장침체와 내수·민간투자 부진이 2분기 성장률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상반기 수출입 총액이 25조4686억 위안(약 5584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9% 성장한 반면, 소비재 소매판매액은 24조8722억 위안(약 5453조원)으로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한 고정자산투자액도 전년동기대비 5.7% 감소하면서 올해 4.5~5% 구간성장 목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3일 국무원 비준을 통과한 <소비확대 15·5 규획(2026~2030)>이 공식 발표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30년까지 사회소비재 소매판매 총액을 약 60조 위안(약 1경3154조원)까지 올린다는 명확한 목표도 제시했다. 규획에서는 상품소비, 서비스 소비, 소득증대 제고 및 소비환경 개선 등 6개 영역에 모두 28개의 핵심 소비확대 방향성과 세부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2026년은 중국 15·5규획의 첫해로 중국 경제성장의 매우 중요한 해다. 작년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 4차 회의에서 통과된 15·5 규획의 로드맵을 보면, 2035년 1인당 GDP를 2020년 대비 2배로 키우겠다는 목표와 함께 향후 5년간 AI, 반도체 등 과학기술자립과 내수시장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려면 2020년부터 향후 15년간 최소 연평균 4.7% 이상 성장을 해야 하고, 무엇보다 15∙5 규획 5년 동안 연평균 4.7~4.8%의 성장을 달성해야 실현할 수 있는 목표다. 15∙5 규획에서 소비, 내수 등 수요관련 정책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내수확대를 국가기본 전략으로 삼고 있다. 15·5규획 전문에서 ‘소비’와 ‘내수’라는 단어가 14.5 규획(64번)보다 훨씬 많은 약 80회 등장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소비확대는 경제성장의 가장 중요한 버팀목으로 글로벌 지정학과 통상환경의 급변 속에 중국정부가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영역이다. 2020년 코로나19와 미국의 전방위적 제재 등 대내외적 환경 속에 위축되고 있는 소비심리 회복을 위해 중국은 이미 다양한 소비촉진과 부양책을 발표해 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2025년 3월 발표된 ‘소비진작을 위한 특별행동방안(提振消費專項行動方案)’이다. 소비확대를 위해 소득증대와 소비환경 개선을 골자로 한 8개 분야, 30개 항목의 종합 대책이었다. 그러나, 이번 발표된 ‘소비확대 15∙5 규획’은 기존 발표된 내수∙소비촉진 정책과 비교해 조금 다른 변화된 내용이 감지된다. 소비 규획에 숨어 있는 함의와 의미는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14∙5 규획의 ‘내수확대’에서 ‘소비확대’로의 정책 전환을 통해 경제성장률을 방어하겠다는 것이다. 소비와 내수확대는 지난 14·5규획(2021~2025)에서부터 지속적으로 등장한 핵심 경제 키워드다. 그러나, 15∙5 규획에서 미묘한 정책변화가 감지된다. 14∙5 규획에서는 ‘소비’를 넘어 ‘내수확대’에 방점을 두는 정책이었다. 예를 들어, 2022년 발표된 <14∙5 ‘내수확대’전략의 실시방안(“十四五”擴大内需战略實施方案)>과 <내수확대전략 규획 요강(2022~2035년)>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는 중국정부의 전략적 방향성이 그대로 숨어 있다. 소비확대와 내수확대는 모두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수요 확대 개념이지만, 범위와 초점이 다르다. 소비확대는 개인·가계·정부의 소비 지출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하고, 내수확대는 국내에서의 수요(소비·투자·지출)를 늘려 GDP 성장을 견인하는 광의의 개념이다. 중국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수요적 관점에서 투자나 정부지출도 중요하지만 소비확대가 향후 5년 경제성장의 핵심으로 등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년 ‘소비진작을 위한 특별행동방안’을 통해 소비촉진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다. 떨어지고 있는 소비의 중국경제성장 기여도가 ‘행동방안을’ 통해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 이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2025년 5% 중국경제성장률 기여도를 보면, 소비(52%)-순수출(32.7%)-투자(15.3%)로 전년도 소비(44.5%)-순수출(30.3%)-투자(25.2%) 대비 소비와 순수출 모두 증가했다. 반면 고정자산투자(부동산 및 민간투자)의 비중은 줄어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소비 기여도를 높여 향후 5년 4.5~5%의 성장률을 방어하겠다는 의미다. 중국정책은 언급된 단어나 문장에 숨어 있는 행간의 의미를 읽어야 이해할 수 있다.
 
둘째, 단기적인 정부의 소비부양책이 아니라 5년간 지속 성장을 위한 내생적 성장 동력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15∙5 규획의 3대 핵심 키워드는 크게 기술자립, 산업고도화 및 소비촉진을 통한 내수성장으로 귀결된다. 지금 중국은 AI∙로봇∙반도체∙양자기술 등 기술자립과 산업고도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반면 중국 경제성장의 핵심적 역할을 하는 소비동력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정부의 다양한 소비촉진 정책에도 불구하고 소비심리는 여전히 위축되어 있고, 내수시장의 회복력도 더딘 상태다. 중국경제 체제 내부의 요인에 의해 스스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 내는 힘인 이른바, ‘내생적 성장동력’의 힘이 흔들리고 있다. 중국경제는 과거 노동력과 자본(기계∙공장∙토지 등)의 공급적 관점에서 성장해 왔다. 그러나, 과거 양적 투입에서 점차적으로 지식과 기술혁신, 인적자본, 지속가능한 성장, 정부와 제도의 역할 등 수요측면의 질적 투입을 강화해 왔다. 문제는 대내외 환경요인으로 인해 산업간 양극화(K자형 곡선), 내수 및 소비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성장 동력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구환신(以舊換新)의 소비부양책과 소비쿠폰 발행 등 단기적인 부양책이 향후 5년간 소비촉진을 지탱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구환신 정책을 통해 전기차∙가전∙IT 디지털 기기 등 구매 수요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달했다. 따라서, 소비수요 창출 효과를 만들어내는 새로운 영역을 찾아내야 하는 상황이다. ‘소비확대 15∙5 규획계획’이 발표된 근본 배경이다.

셋째, 경제체질과 구조변화에 따른 맞춤형 소비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소비규획 28개의 소비확대 중점 과제에는 기존 발표된 소비정책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서비스 소비(양로소비∙육아소비∙문화여행소비∙건강소비∙스포츠 소비 등)와 자동차∙가구 등 내구 소비재의 상품소비 등 이미 진행 중인 소비확대 영역이다. 그러나 디지털 소비, 녹색소비, 자국산 소비 등 기존과 차별화된 다양한 소비영역의 등장이 눈에 띈다. 특히 무비자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외국인 ‘입국소비’를 확대하겠다는 것도 흥미롭다. 외국 관광객을 위한 ‘쇼핑 인 차이나(Shopping in China)’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저출산∙고령화,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변화에 따른 맞춤형 소비확대도 새롭게 등장한 것이다. 중국 부동산 전문 연구기관인 베이커(貝殼) 연구원의 <新1인가구시대 보고서>에 의하면, 2030년까지 중국의 1인 가구 수가 1.5~2억명에 달하고, 독거비율이 3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중에서 20~39세의 독거 청년이 2010년 1800만명에서 2030년에는 4500~700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구통계학적 변화에 맞는 맞춤형 소비시장을 발굴하고, 그에 따른 수요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겠다는 의미다. 소비확대 15∙5 규획에 따라 향후 각 부처별, 지방정부별 구체적인 소비확대 정책이 발표될 것으로 예측된다. 소비확대가 가져 올 중국의 변화와 기회에 주목해야 한다.

박승찬

중국 칭화대에서 박사를 취득하고, 대한민국 주중국 대사관에서 경제통상전문관을 역임했다. 미국 듀크대(2010년) 및 미주리 주립대학(2023년) 방문학자로 미중기술패권을 연구했다. 현재 사단법인 한중연합회 회장 및 산하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더차이나>, <딥차이나>, <미중패권전쟁에 맞서는 대한민국 미래지도, 국익의 길>, <알테쉬톡의 공습>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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