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인사이트,김두영칼럼] 문제는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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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영 에델만코리아 부사장
입력 2017-11-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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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인사이트]

 

[사진=김두영 에델만코리아 부사장]



 문제는 경쟁력이다

일본 관광산업이 호황세다. 올들어 9월까지 외국인 관광객이 일본에서 사용한 돈은 사상 처음으로 3조엔(약 30조원)을 넘었으며 연말까지 4조엔을 바라보고 있다. 매년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으니 ‘20년 장기불황’이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다.
반면, 한국은행이 집계한 외국인의 1분기 국내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13.4%, 2분기는 24% 감소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사용금액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지만, 추세는 알 수 있다.
이를 놓고 사드 보복 조치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의 감소를 주된 원인으로 꼽는다. 서울 명동과 제주에서 싹쓸이 쇼핑을 하던 중국인 관광객이 사라진 것을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사드 보복이 한국과 일본 관광 산업의 격차를 충분히 설명하지는 못한다.
일본 여행을 한번만 다녀오면 경쟁력의 차이를 실감한다. 비싸지 않으면서도 정결한 호텔과 음식, 깨끗한 거리, 사람들의 친절함에서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반면 한국은 아직도 외국인 대상 바가지 요금과 쇼핑 강매가 사라지지 않았다.
문제는 근본적인 경쟁력이다.
사드 갈등은 북한 핵실험으로 촉발된 한반도 안보위기에서 비롯됐고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열강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려 있다. 다행히 최근 한·중 협력방안이 발표되며 중국의 보복 조치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원상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드 보복이 시작된 지 1년 3개월이 넘은 상황에서, 모든 사업의 부진을 언제까지나 사드 탓으로 돌려서는 답이 없다. 이는 관광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에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반도체와 석유화학의 호황과 자동차의 불황이 일시적인 수요·공급의 불일치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제품과 원가 경쟁력 차이에 의한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
중국은 이미 한국을 벤치마크 대상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의 직접 경쟁상대로 간주하고 있어서, 사드 사태를 계기로 한국 기업에 대한 본격적인 견제를 시작했다고 보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뭔가 일이 잘못됐을 때 외부 요인을 탓하기는 쉽다. 많은 경우 진짜 원인은 내부에 있는데 다만 이를 외면할 뿐이다. 한국의 조선·해운업이 2007년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 때문에 무너졌다는 인식이 많지만, 그보다는 근본적인 체질개선과 글로벌 연대 세력 구축에 실패해 경쟁력을 잃었다는 설명이 더 정확한 분석일 것이다.
기업은 달리는 자전거에 비유된다. 일시적으로 속도가 빠르거나 느릴 수 있지만 멈추면 쓰러진다.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상황을 탓하기보다는 끊임없이 근원적 경쟁력에 대한 의심과 개선을 통해 혁신을 이어가지 않으면 쓰러진다. 작은 반도의 국가가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짊어져야 하는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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