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름의 알음알음] ‘더 유닛’, 스스로의 의미를 부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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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름 기자
입력 2017-11-0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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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유닛'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황치열-태민-조현아-현아-산이 [사진=KBS 제공]


바야흐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전성시대다. 누구나 한 번쯤 TV속에서 환호받는 자신의 모습을 그릴 이들에게 아이돌 그룹은 그야말로 ‘환상 속에 그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이돌 그룹은 넘쳐난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이돌 그룹이 되기 위한 경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방송업계에서는 앞 다퉈 아이돌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으며, 성공을 꿈꾸는 이들에게 달콤한 유혹이자 기회가 될 수밖에 없다.

지난 28일, 또 하나의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첫 선을 보였다. KBS2의 ‘더 유닛’이 그것이다. ‘더 유닛’은 연예계 데뷔 경력이 있는 참가자들에게 다시 한 번 재기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더 유닛’은 본연의 취지와는 다소 어긋난 모습이었다.

데뷔 3개월차 신인그룹 멤버들이 참가하는가 하면 심지어 데뷔조차 하지 않은 연습생이 출연하며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는 등 기획의도에 맞지 않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성공과 실패를 판가름하기에는 데뷔한지 너무 이른 시기의 아이돌과 데뷔도 하지 않은 연습생의 출연은 ‘재기 프로젝트’라는 기획 의도와는 전혀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저 신인 그룹의 홍보수단에 그치지 않았다.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더욱 가관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할 참가자 모집을 위해 제작, 섭외 단계에서 프로그램 참가 제안에 거부 의사를 표시한다면 KBS에서 방송되는 프로그램 출연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압박을 받았다고 털어놓은 관계자도 있었다. 앞서 진행된 ‘더 유닛’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제작진들은 이 같은 질문에 “그런적은 없다”고 말했지만, 이미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를까. 이제 겨우 1화만이 전파를 탔다. 아직 더 많은 기회의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에라도 본래의 기획 의도에서 벗어나는 건 자중해야 한다.

‘더 유닛’이 본래의 의미에 부합하는 방송이 되기 위해서는 꿈을 향한 절박한 심정의 참가자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의 장이 될 방송으로 더욱 세심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적어도 스스로가 만든 목표와 의미를 부정하는 프로그램은 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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