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탄’ 대북제재안…불거지는 '무용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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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숙 기자
입력 2017-09-1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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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보리, 신규제재안 만장일치 채택

  • 원유 금수 조치·김정은 제재 제외

  • 실효성 있는 이행 中·러 참여 관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11일(현지시간) 만장일치로 채택한 신규 제재안 2375호는 북한에 미칠 경제적 압박 효과가 그리 크지 않아 '물타기' 제재안이란 지적이 나온다. 심지어 '안보리 대북 제재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2375호에서 초안에 있던 전면적인 대북 원유 금수(禁輸)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대한 제재가 빠지면서 '알맹이 없는 제재안'이란 지적과 함께 중국과 러시아의 성실한 이행이 제재의 관건으로 보고 있다.

2375호는 안보리 결의로는 처음으로 유류가 유엔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하지만 유류 공급이 초안의 전면적 금수에서 30% 정도만 차단하도록 완화됐다.

이에 안보리는 실효성 있는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유엔 제재위원회가 중국을 비롯한 각국이 북한에 수출하거나 제공하는 원유 등의 기록을 보고받아 모니터링하고 결의안 위안 여부 등을 공지키로 했다.

하지만 중국이 이를 성실하게 신고할지는 미지수이다. 중국의 대북 원유 수출은 이미 공식 통계로는 2014년부터 '0'이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원유 수입은 연간 400만 배럴(약 57만8000t), 휘발유·경유·등의 등의 정유제품에 대한 수입규모는 450만 배럴(61만2000t)로 추산된다.

중국이 북·중 접경지역에서 북한에 송유관을 통해 무상 공급해온 원유를 눈감아 준다 하더라도 중국이 무상 공급해온 일부를 공식 수출량으로 양성화하거나 무상 공급을 그대로 둔 채 새로 설정된 상한만큼 수출하는 경우, 제재에 따른 원유 공급 감소 효과가 없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여기에 북한은 미국이 그동안 북한의 목줄을 죄기 위해 벼르고 있던 원유 차단 '카드'에 대비해 이미 1년치 사용량을 비축해 놓았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결의안에 사상 처음으로 대북 원유 공급을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됐고, 북한 주요 외화수입원인 섬유·의류 수출과 노동자 해외 신규 고용이 금지된 만큼 국제사회가 제재를 엄격하게 집행하면 북한에 상당한 타격이 가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북한은 이 역시 도발을 위한 빌미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11일 안보리 표결을 앞두고 내놓은 성명에서 제재안을 주도한 미국을 향해 "그에 상응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며 "그 어떤 최후수단도 불사할 준비가 다 되어 있다"고 위협했다. 

북한이 정권 수립일(9·9절)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만큼, 내부 결집을 위해 종종 도발의 계기로 삼아왔던 당 창건일(10월 10일)에 이번 결의에 대한 반발성 도발을 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미국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정상 각도 발사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은 이미 예고한 대로 ICBM 발사 등으로 맞대응하며 무력시위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도발과 제재의 악순환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한 입장에서는 '우리가 도발해도 결국 제재 수위는 이 정도구나'라는 점을 재확인시켜준 셈이 됐다"고 말했다.

조성렬 연구위원은 "내달 18일 개막하는 중국 공산당 19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이 권력 기반을 확인하고 나면 미·중 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그 즈음 북한이 전격적 대화 제의를 할 수 있다"며 "그 전까지는 핵·미사일 협상력을 최대한 키우려 할 것이기에 ICBM 발사를 통해 미사일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능력을 보여주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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