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도가 뭐길래"...금융 공공기관, 폭염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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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17-07-1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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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임애신 기자 = 금융 공공기관이 무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업무효율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금융 공공기관에 따르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실내온도를 28도 이상으로 유지하라는 하절기 공공기관 에너지절약 대책 지침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이달 10일부터 공공기관에서 냉방설비를 가동할 때 실내온도를 평균 28도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산업부는 다음달까지 각 공공기관이 실내온도를 준수하는지 불시 실태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이는 매년 정부가 에너지 절약차원에서 진행하는 일종의 캠페인이다. 지난해 12월 누진제 축소로 전기요금이 인하되면서 올 여름 전력 사용이 더 많아질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각 기관은 실내온도 28도 이상을 준수하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기관 관계자는 "며칠 전 에너지절약 대책에 대한 정부 지침을 받았다"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다양한 방안을 담아 결재를 올렸다"고 말했다.

건물 외벽이 유리로 된 곳은 상대적으로 열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최근 열차단 필름을 부착했다. 그럼에도 창가자리의 경우 30도가 훌쩍 넘는다는 전언이다.

또 전기요금이 저렴하고 전력 부하가 걸릴 확률이 낮은 심야전기를 이용하는 곳도 있다. 직원들이 퇴근한 후 밤에 얼음을 얼려서 아침에 이 냉기로 냉방을 한다. 약 6시간 정도 냉방 효과가 지속된다.

실내온도를 26도 이상으로 유지하는 기관도 있다.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냉방설비가 60% 이상 설치된 곳에 한해 정부가 실내온도 기준을 26도 이상으로 완화했다.

이 같은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기관들은 더위에 취약하다. 최근 기온이 33~35도 안팎을 오가며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이럴 땐 실내온도는 더 높아진다.

기관 관계자는 "PC에서 나오는 열기에 밀집된 공간에서 사람들이 내뿜는 이산화탄소까지 더해져 힘들다"면서 "일하다보면 어느 순간 정신이 혼미해지는 걸 느낀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부산과 대구는 서울보다 온도와 습도가 더 높다"며 "에어컨을 28도로 맞추고 가동하면 에어컨 나오는 곳만 살짝 시원할 뿐 멀리 있는 사람은 한증막 수준"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부분 선풍기로 버티고 있다. 한 직원은 "선풍기에서 뜨거운 바람이 나오지만 이조차 없으면 숨이 턱턱 막히는 기분"이라며 "에너지절약도 좋지만 임산부나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의 건강, 그리고 업무효율 등을 고려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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